Esquire Korea, 2016년 2월
에디터_최태형 포토그래퍼_이혜련, 정택
가게 이름을 걸고 추천한다!
요리라고 생각하고 만든 네 가지 안주. 주인장의 이름을 걸다.
안씨막걸리
안씨막걸리는 이태원 경리단길 언덕에 자리 잡은 작은 전통 주점이다. 현대적 느낌을 잘 살린 바 느낌의 인테리어와 새롭게 해석한 한식 안주가 일품이다. 처음 문을 열 당시는 허름한 미용실을 개조한, 사랑방 느낌의 주막이었는데 어느새 멀끔한 바로 자리를 잡았다. 경리단길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 때가 더 술맛이 좋으냐고 묻는다면 편을 가를 순 없다. 엉덩이 따듯한 사랑방에서 세월 모르고 마시던 술과 안주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안씨막걸리의 메뉴판을 보면 닭발편육, 버섯볶음, 반숙 계란 장조림 등 친숙한 이름이 가득하다. 청주와 탁주를 가리지 않고 입에 감기는 안주다. 특히 장조림은 여덟 가지 채소로 우려낸 맛간장에 반숙 달걀을 담아 내오는데, 단골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브로콜리, 버섯 등 곁들이는 채소는 철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 안씨막걸리의 음식은 요리와 안주를 따로 가르지 않는다. 사랑방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든 멀끔한 바에 기대어 앉든 맛있는 음식은 술을 부르기 때문이다. 요리처럼 만든 안주를 앞에 놓고 나면 물처럼 술을 먹게 된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57-4 문의 010-9965-5112
블루 55
블루 55의 전기 그릴 속에는 돼지와 닭이 함께 돌아가고 있다. 칼집을 낸 크리스피 포크가 열을 받아 기름을 흘리면 아래쪽 치킨이 돼지기름을 받아 구워진다. 기름이 쏙 빠진 보드라운 돼지와 기름에 노릇해진 닭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곳 스위트치킨의 가장 맛있는 부위는 다름아닌 가슴살이다. 퍽퍽한 가슴살이 무슨 맛이겠느냐고? “닭 다리랑 날개는 어떻게 해도 맛있는데 가슴살 부분은 퍽퍽하잖아요. 또 미국산 가슴살은 쫄깃한데 한국산은 조금 달라요.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속에 고구마랑 크림소스, 치즈를 넣어봤어요.”
부산 출신의 변재형 대표는 화학을 전공했다. “미국엔 화학과 출신 셰프가 많아요. 분자 요리도 화학이죠. 저희 집 메뉴도 좀 더 고온에서 나름 변형을 거친 요리입니다.” 농 섞은 말투지만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맛있으니 인정할 수밖에. 이곳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여자다. 옥탑방을 개조한 듯한 아기자기한 룸이 마치 친구 집을 찾은 것 같아서일까? 이태원 언덕의 야경이 바라보이는 이곳은 여자랑 오면 좋겠다. 물론 남자랑 둘이 와서 음식에만 몰두해도 나쁠 건 없을 듯.
위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180-16 문의 02-790-5551
로코8
한 가지 안주를 고르기 힘들다면, 혹은 무엇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면 바비큐 플레터를 추천한다. 바비큐 플레터는 로코8의 모든 바비큐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셰프 추천 메뉴다. 스페어 립과 통삼겹 바비큐, 수제 소시지, 결대로 찢은 풀포크(pulled pork)와 콜슬로, 베이크트 빈(baked bean)이 모두 한 접시에 담긴다. 훈연 과정을 성실하게 거친 스모키한 향과 진한 색감이 입맛을 돋운다.
개스트로펍은 펍의 캐주얼함과 레스토랑의 정성스러운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도 로코8은 바비큐를 전문으로 한다. 청담의 야경을 즐기며 펍의 자유로움과 레스토랑의 만족감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조승현 대표가 하와이 해변의 펍에서 느낀 자유로움과 15년 외식 사업 노하우를 집약해 만들었다.
위치 서울시 청담동 50-13 문의 02-3446-8887
요시
방이역 주변 이자카야 요시의 맛을 보면, 일본어를 몰라도 가게 이름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 ‘좋아!’ 송파를 넘어 강남 3구 미식가들 사이에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방이역 주변은 이자카야 간 경쟁이 심했던 곳인데 거기서 살아남은 곳 중 하나가 요시다. 모리아와세라고 부르는 모둠회가 이곳의 자랑. ‘여러 요리를 하나의 그릇에 정갈하게 담았다’는 뜻의 일본 말이다. 구성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때그때 제철 해산물을 정갈하게 담아내면 모리아와세다. 참치, 연어, 전복, 문어, 광어, 도미, 고등어, 청어, 황새치 등 다양한 회가 접시에 올랐다. “모둠 구성으로는 아마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강석훈 대표가 자신감을 내비친다. 주인장이 자신 있게 내미는 메뉴를 맛볼 땐 기분이 좋다. 이때 카구아 루즈가 빠질 수 없다. 와인 잔에 담겨 나오는 이 술은 일본에서 디자인하고 벨기에에서 양조한 술이다. 한 잔으로 끝날 술이, 안주가 아니다.
위치 서울시 방이동 186-15 문의 02-416-2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