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바캉스를 위해선 완벽한 리조트, 멋진 자연환경에 더해 맛있는 음식의 조화가 필수다. 우주에서의 바캉스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생존을 위해 음식의 맛과 영양이 더 강조될 뿐이다.

Numéro, 2008년 11월
에디터│최태형 포토그래퍼│고윤지

우리나라에서 우주인이 탄생했다는 소식은 먼 훗날 얘기라고만 생각했던 우주여행을 조금은 더 가깝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는 소소한 것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우주에서 맞이하는 식사 시간이다. 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는 그 질의 수준에 따라 바캉스와 현실을 구분 짓는 요소가 된다. 그러나 우주 여행에서 음식은 여행의 수준을 결정하는 척도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우주 공간의 특징은 무중력이다. 중력이 없어 둥둥 떠다니는 음식은 용기에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완전히 진공 포장된 팩이나 튜브에 담아야 한다. 또 우주에서는 뼛속의 칼슘이 중력을 받지 못해 한 달 평균 1%씩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므로 우주식에는 칼슘과 칼륨 이온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칼륨 이온은 심장이 펌프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로, 무중력 상태에서는 혈액이 상체로 몰리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칼륨 이온의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영양에만 신경 써 맛에 소홀할 수도 없다. 우주 공간에서는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고 미세 중력과 밀폐된 환경, 적은 에너지 소모로 맛을 느끼는 감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우주여행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가 맛없는 우주식이라니, 맛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 등 몇몇 우주개발 선진국이 독차지해온 우주식에 우리나라도 당당히 메뉴를 올렸다. 김치와 라면, 수정과와 생식 등의 한국 음식을 우주여행에 적합하게 제조 및 포장하여 러시아 연방 국립과학센터 산하 생의학연구소에서 우주식으로 인증받은 것이다. 이제 우주여행을 축하할 만찬 준비를 마쳤으니 떠나는 일만 남았다.

Space lunch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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