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의 토이카메라 브랜드인 슈퍼헤즈에서 이안(二眼) 리플렉스 방식의 필름 카메라를 출시했다. 찍는 대로 보여주는 디지털 카메라도, 간편한 휴대폰 카메라도 좋지만, 역시 신중을 기해 추억을 기록하는 필름 카메라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Numéro, 2008년 11월
에디터│최태형 자료 사진│레드카메라(www.redcamera.co.kr)
언제부터인가 카메라의 셔터는 ‘누르고 보는 것’이 되었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 덕분이다. 메모리 카드에 이미지를 기록하면서 필름의 소모 없이 무한정 찍고 지우기가 가능해져 더 이상 셔터 누르는 것을 주저하고 아낄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나 그 편의만큼 우리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24방짜리 필름을 곱게 끼우고 역순으로 숫자를 세며 신중을 기하던 추억을 잃어버렸고, TV 프로그램보다 더 스릴 있던 1박 2일의 인화를 위한 기다림도 모두 다 사라져버렸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왠지 모르게 심심하다 했더니 과정을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일본의 토이카메라 브랜드 슈퍼헤즈(Superheadz)에서 내놓은 BBF(Blackbird, Fly)는 제대로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카메라다. 마치 롤라이플렉스를 닮은 외형은 비슷한 생김새에 그치지 않는다. 롤라이플렉스와 같은 이안 리플렉스(twin lens reflex) 방식을 이용한다. BBF는 뷰파인더를 위한 렌즈와 상이 맺히는 렌즈가 따로 준비되어 있어 셔터 작동 시 미러가 움직임이 없어 흔들림 없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또 마스킹 옵션을 통해 같은 필름으로 여러 포맷의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이외에도 필름 장전, 필름을 감는 리와인드 크랭크, 스포츠 뷰파인더 등 기존의 이안 리플렉스 카메라를 충실히 되살렸다. 그러나 리메이크에 그친다면 의미가 없다. BBF의 진면목은 보디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가볍게 휴대할 수 있고, 중형 필름이 아닌 일반적으로 쓰이는 35mm 필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간편한 방법으로 클래식한 사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arise’라고 노래하는 비틀스의 곡 ‘Blackbird’처럼 다시 떠오를 순간만을 기다려온 필름 카메라가 BBF를 통해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