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4년 7월
THREE MANATEE (신사동)
여느 크래프트 바와 달리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깔끔하다. 아트 갤러리와 풀 다이닝 바를 표방했고, 위치도 신사동의 핫 플레이스에 자리 잡았다. 발레파킹은 기본이다. 이런 곳엔 의관을 갖추고, 멋진 여자를 동반해야만 할 것 같다.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려는 주 목적 외에 약간의 허세를 떨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제 맥줏집이다. 미국에서 건축가로 오래 일했던 오너는 한국에서 맛있는 맥주를 찾기 힘들어 손수 빚기로 작정했고, 그 맥주를 빚어 팔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디자인하기에 이른다. 그곳이 바로 쓰리 매너티다. 쉽게 만날 수 없는 수제 맥주, 고급 수입 맥주를 주로 취급하는데, 생맥주 7000원~1만8000원, 병맥주 1만~4만5000원 선으로 가격대가 녹록지 않다. 그러나 그만큼의 값어치를 ‘어디에선가’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자아낸다. 문의/02-516-4223
DRAM (신사동)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몰트 바 열풍이 드램으로 이어졌다. 드램은 몰트위스키를 잔술로만 판매한다. 세로수길 안쪽에 한적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간판이 없는 탓에 찾기가 꽤 힘들다. 지하로 향하는 문 입구에서 “위치가 어디냐?”고 전화를 했을 정도다. 간판도 없는 주제에 크기는 또 얼마나 ‘코딱지’만 한지 들어가면 ‘헉!’ 하고 놀란다. 이 모든 단점을 아우르는 드램만의 두 가지 장점이 있으니, 하나는 셀렉션한 몰트위스키가 여타의 몰트 바에 비해 남다르다는 것, 두 번째는 주인장의 매력이 사람을(특히 남자를) 끈다는 것이다. 올해 38세의 여사장은 1층엔 카페를, 지하엔 이 몰트 바를, 2층엔 수입 식료품점을 운영한다. 그녀는 와인과 몰트위스키 애호가로, 덕분에 드램을 찾는 몰트 애호가와 애주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공간이 비좁으니 전화로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문의/02-517-3081
TOUCHE (청담동)
이탈리아 레스토랑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의 라운지 바 모양을 갖췄다. 투쉐는 펜싱 용어로 정확한 공격을 해냈을 때 사용하는 단어다. 청담동에 있는 투쉐는 길 가다 들어가기 적합한 곳은 아니다. 은밀하고 비밀스러운데, 막상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고 분위기 있는 라운지 바가 나타난다. 투쉐의 장점은 조용하고 편하다는 것. 그러나 금, 토요일엔 디제이가 등장해 분위기를 ‘업’시킨다. ‘프라이빗’한 룸이 있어 근처 연예인들의 회식 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샴페인, 와인, 믹스드 드링크와 파스타, 파타스 등의 안주를 판매한다. 문의/02-3018-1002
VILLA THE BAR (이태원)
이태원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길 쪽으로 향하는 작은 골목에 위치한 비야 더 바. 이곳은 모델 겸 DJ인 휘황의 바로 더 유명하다. 비야 더 바의 분위기는 밝고 경쾌한 경리단길과는 다르게 모던하면서도 아늑하다. 시멘트 벽을 그대로 살린 반 지하 내부는 마치 동굴을 빈티지하게 꾸며놓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곳에서 흘려넘기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음악이다. 세련되고 묘한 느낌을 주는 모델 휘황의 선곡이 공간마저 오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친한 사람들과 조용한 아지트로 삼기 좋을 만한 공간이다. 메뉴는 위스키에서부터 진 베이스의 칵테일, 와인까지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문어구이’는 꼭 먹어보길 권한다. 복잡한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잠시 조용하게 위스키와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비야 더 바의 철문을 두드리시길. 문의/02-6478-9112
GLOBE LOUNGE (이태원)
이태원에는 유독 라운지 바가 많다. 편안한 소파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 동시에 DJ 부스가 있어 ‘칠링’과 ‘클러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글로브 라운지 역시 같은 맥락의 공간이다. 거기에 더해 글로브 라운지는 부티크 바를 지향한다. 벽에는 다양한 컬러와 모양의 그림이 걸려 있고 천장에는 커다란 샹들리에가 늘어져 있다. 공간 구석구석을 독특한 인테리어로 개성 있게 연출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술은 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칵테일 위주로 마련되어 있지만 바텐더의 솜씨는 수준급이다. 또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안주에서부터 식사까지 다양한 메뉴도 글로브 라운지의 자랑이다. 주말이면 디제잉과 공연이 펼쳐져 마치 클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주말에는 입장료를 따로 받는다. 문의/02-792-1127
GECKO’s SUPER LOUNGE VIRGIN (이태원)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은 음식점과 바, 클럽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기에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이 골목이 아마도 이태원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핫한 곳이 아닐까? 게코스 슈퍼 라운지 버진은 딱 이 골목과 닮았다. 너무 마니악하거나 클래식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고 대중적이기까지 하다. 이곳은 1, 2층 복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과 2층의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1층은 커다란 바를 중심으로 테이블이 놓여 있고 한쪽 벽면이 모두 뚫려 마치 테라스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이에 반해 2층에는 DJ 부스가 있어 프라이빗한 클럽에 온 것 같은 인상을 준다. 1층에서 가볍게 술을 마시다 분위기가 오를 때쯤 2층에서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는 구조다. 이곳에서는 주로 칵테일 종류의 술이 인기인데 이태원의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특히 게코스 슈퍼 라운지 버진만의 레시피로 만든 ‘올드패션’은 높은 알코올 도수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게 인기다. 문의: 02-790-0540
SKIM45 (이태원)
하루에 맥주 140잔만 판매하는 스킴45. 독일 브루링 공장 마스터에게서 맥주 제조를 배운 스킴 45 주인은 에일 맥주를 누구보다 사랑한다. 한국에 돌아와선 자신만의 레시피로 맥주를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맥주를 팔기 시작했다. 45도 각도로 스킴(맥주 거품을 걷어내는 일)을 반드시 하고 나서 손님에게 맥주를 건네준다. 맥주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따른다. 차가운 물로 맥주잔 안쪽을 씻는다. 청결보다는 물로 한번 코팅을 시켜 맥주 맛을 더 맛있게 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맥주를 일부러 넘치게 따른다.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바이젠 맥주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에스프레소 콘 비라’를 만들었다. 커피 맛이 나는 맥주는 신기하면서도 계속 혀끝을 갖다 대게 만든다. 때때로 작은 무료 콘서트를 열어 맥주 맛을 더하기도 한다. 맥주가 싫은 사람을 위해서 칵테일도 준비해놓았다. 문의/070-4823-6350
MAG PIE (이태원)
맥파이가 생기기 전, 경기단길 골목엔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원주민뿐이었다. 그곳에 외국인 다섯 명이 자리를 잡았다. 페일 에일 맥주 공급처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항상 해오듯이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맥주를 만드는 건, 한국인이 외국에서 막걸리를 만드는 것과 비슷했다. 맛있는 맥주는 금방 소문이 났다. 처음엔 한국 맥주 맛을 싫어하는 외국인이 모였다. 다음엔 새로운 맥주 맛을 느끼고 싶은 한국인이 찾아왔다. 이젠 가릴 것 없이 몰려든다. 덕분에 지하에 맥파이 베이스먼트까지 열었다. 테이블도 많아졌다. 몇 시간이고 앉아서 편히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왔지만, 지금은 가족 단위로도 온다. 맥주와 피자가 주요리지만 그릴 치즈와 같은 가벼운 음식도 판매한다. 문의/02-742-2849
THE BOOTH (이태원)
더 부스 주인은 누구보다 맥주를 좋아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맥주를 남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그 맥주는 한국에선 생소한 에일 맥주다. 맥주만 팔 수는 없었다. 주전부리가 필요했는데, 만들 수 있는 음식은 피자뿐이었다. 그래서 맥주와 피자만 판다. 맥주도 주인이 좋아하는 페일 에일과 스타우트, 바이젠만 판매한다. 메뉴는 단출하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인테리어도 단순하다. 그라피티가 벽면을 가득 메웠다. 테이블과 의자는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그래서 20~30대 손님이 많다. 지금은 경리단길을 넘어 강남과 부산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피자와 맥주밖에 못 만드는 주인의 손맛이 궁금하다면 찾아가 볼 만하다. 문의/02-1544-4723
[박스] 더 바틀샵 이승권이 추천하는 7월에 꼭 마셔봐야 하는 일곱 가지 맥주
1 라구니타스, 센서드 브라운 에일. 맥아향이 강하다. 7000원대. 2 라구니타스, 센서드 인디아 페일 에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7000원대. 3 라구니타스, 리틀 섬핀. 홉과 허브의 향이 아주 잘 느껴진다. 7000원대. 4 씨에라 네바다, 톨피도. 도수가 높다. 7000원대. 5 씨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 과일향이 풍부하다. 7000원대. 6 바스틸스, 트리펠 카르멜리엇. 샴페인처럼 기포가 많고 향도 상큼하다. 1만3500원. 7 브르독, 리버틴 블랙에일. 맥아를 그을린 향이 느껴진다. 8500원.
MIND (한남동)
호프집만큼이나 흔한 게 이자카야다. 이제 웬만한 퀄리티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인드를 소개하려 한다. 이곳은 확연히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일단 분위기가 일본풍이 아닌 유럽풍이다. 전체적인 인테리어, 가구, 유니폼까지 블랙으로 톤을 맞춰 모던한 느낌을 자아낸다. ‘핫’한 한남동 주변의 여느 가게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어묵 바는 군침이 돌게 한다. 안주는 일식을 기본으로 마인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퓨전 요리들로 구성되었다. 사케뿐만 아니라 와인까지 고루 갖춘 주류 구성도 특징이다. 문의/02-797-9216
ROBIN’S SQUARE (서교동)
홍대 앞에 제대로 된 바는 흔치 않다. <에스콰이어>의 눈높이에 맞을 만한 바는 디스틸, 팩토리, 더 라이온스 덴, 그리고 로빈스 스퀘어 단 네 곳에 불과하다. 앞의 세 곳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숨은 명소가 바로 로빈스 스퀘어다. 싱글 몰트위스키나 칵테일을 즐기기 제격인 곳이다. 그날의 기분을 말하면 그에 맞는 싱글 몰트위스키를 추천해주고, 피나콜라다를 주문하면 눈앞에서 파인애플을 통으로 갈아서 만들어낸다. 게다가 가격은 강남이나 이태원에서 상상할 수 없을 수준으로 저렴하다. 문의/02-6085-6421
UPPER DECK (이태원)
미국이나 유럽에서야 흔하디흔한 것이 스포츠 펍이지만 한국에서는 특별한 콘셉트임이 틀림없다. 경리단길에 위치한 어퍼 덱은 다섯 대의 TV와 두 대의 대형 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쉴 새 없이 다양한 스포츠 경기 중계를 시청하며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이다. 매일 프로야구 네 경기를 모두 틀어놓고 월드컵, 슈퍼볼 등 주요 이벤트 시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려든다. 필라델피아에서 20여 년 경력을 쌓은 현지 출신 셰프의 미국 본토 요리도 꼭 맛봐야 할 별미다. 문의/02-749-1223
[박스] 결국엔 소주? ‘XX 포차’
경리단길 까올리 포차나가 대표적이다. 태국어로 ‘한국 식당’을 의미하는 상호명인데 식당을 뜻하는 ‘포차나’란 단어가 포장마차를 줄인 ‘포차’와 유사해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똠얌꿍, 탈레팟퐁가리 등 대표적인 태국 음식과 소주를 곁들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자극적인 태국 음식은 소주와 잘 어울린다. 연남동 프랑스 포차에서는 프랑스 요리와 소주의 조합을 선보인다. 슈크르트는 프랑스식 수육, 브이야베스는 프랑스식 해물탕, 꼬꼬뱅은 프랑스식 닭볶음이라는 설명과 함께 소주와의 궁합을 강조한 메뉴판이 인상적이다. 파스타와 소주를 함께 파는 홍대 소년상회, 연남동 바라티에 등도 성업 중이다. 한국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일 수밖에 없는 소주를 접목한 이국적인 음식의 현지화 전략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HE GRIFFIN BAR (동대문)
더 그리핀 바는 올 초 문을 연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11층에 위치한 루프 톱 바다. 그리핀 바에 들어서면 마치 오래된 영국풍 바의 오크 룸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무로 장식된 인테리어와 소품은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데 창가로 내려 보이는 흥인지문과 동대문 시장 덕에 묘한 기분이 느껴진다. 최고급 싱글 몰트위스키를 마시며 역동적인 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죄책감과 속물적인 만족감이 교차한다. 어쨌든 퍽 인상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서비스 역시 만족스럽다. 국내에서 손꼽는 수량과 퀄리티의 몰트위스키 셀렉션도 그렇고 ‘월드클래스 2014 코리아 파이널’ 톱 10에 오른 세 명의 바텐더의 서비스도 그렇다. 문의 02-2276-3000
ORDINARY KIM’S PUB (상수동)
홍대 앞이 특유의 매력을 잃은 지 오래다. ‘문화와 예술의 거리’라고 부르기에 무색할 정도의 유흥가로 변모했다. 그나마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가야 과거 홍대 앞의 정취가 겨우 느껴진다. 홍대 앞의 주인이나 다름없던 예술가와 그 친구들이 밀려난 모양새이긴 하나, 그래서 상수동, 연남동 등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극동방송국 건너편 비교적 한적한 길가에 자리 잡고 있는 올디너리 킴스 펍이 최근 문화·예술인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술가, 타투이스트, 댄서, 뮤지션 등 단골손님 대부분이 이곳에서 서로 친분을 쌓았다. 가게에 걸려 있는 미술 작품들은 모두 이들이 기부한 것이다. 너무 친한 사람들만 들락거려 새로 방문하는 사람은 어색하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두 명의 오너 모두 친화력이 좋아 한두 번 방문하면 단골이 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소박하고 특이한 메뉴 구성도 특징인데 크림 맥주, 에스프레소 맥주, 자몽 맥주 등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있고 단돈 1000원이면 생라면을 내어주기도 한다. 문의/010-8952-2574
BLISS (이태원)
글로브 라운지, 글램, 게코스 슈퍼 라운지 버진 등 라운지 바가 밀집한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골목. 블리스도 라운지 바 트렌드를 이끄는 핫 플레이스 중 하나다. 두 개 층에 달하는 넓은 공간과 힙한 인테리어, 화려한 조명까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다. 중앙에 위치한 ‘ㅁ’자 모양의 바도 특색 있다. 균형 잡힌 사운드도 인상적인데 무엇 하나 허투루 지나치지 않았다는 증거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은 라운지 바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가 준비되어 있는데 밤 9시 이전에는 조명을 달리해 분위기 있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문의/02-798-1125
2E (한남동)
최근 문을 연 곳 중 단연 분위기 면에서 으뜸이다. 반지하가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놀랍다. 콘크리트 벽돌이 노출된 벽면과 빈티지 가구의 조합이 예사롭지 않다. 각각의 조명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준다. 흰색 페인트를 칠한 한쪽 벽면에는 프로젝터에서 쏘는 비디오 아트 영상이 끊임없이 나온다. 아늑한 프라이빗 룸도 갖추고 있다. JBL 4312D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어 공간을 채우는 안정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꽤 넓은 테라스도 매력적이다. 투이는 디자인랩 ‘엘리펀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김원선이 운영하는 곳으로 그가 직접 인테리어에 참여한 만큼 그의 취향이 여실히 드러난다. 칵테일도 수준급이다. 무더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상큼한 레몬스쿼시에는 레몬이 하나 통째로 들어가고 애플시나몬다이커리는 프로즌 스타일로 만들어 시원함이 배가된다. 흔하게 접할 수 없는 ‘몽키47’ 진도 준비되어 있어 새로운 스타일의 진 베이스 칵테일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문의/070-4213-2061
GODOT (이태원)
고도에 들어서면 동양적인 분위기가 난다. 여주인이 그린 동양화와 항상 피워놓는 향 때문에 더 그렇다. 위스키와 화요, 맥주와 칵테일, 와인까지 다양한 술을 판다. 파스타와 빠쉐, 버거와 립까지 다루는 음식도 많다. 음식 메뉴판과 술 메뉴판이 따로 있을 정도다. 이렇게 많은 걸 세 명이서 다 한다. 다양한 음식과 술을 파는 이유는 화합과 평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곳에 오면 먹고 싶은 술이 다르다고 싸울 일이 없다. 술값을 낼 사람의 의견에 따라 움직일 필요도 없다. 마치 이태원에 수많은 나라의 사람이 살 듯, 고도 게스트로펍도 다양한 술이 있다. 또한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기까지 한다. 조용하지만 편한 곳에서 혼자 술 한잔 기울이고 싶은 사람과 이것저것 마시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문의/070-7620-0980
FULL MOON (이태원)
확장 이전하기 전 ‘B1’이 있던 자리에 오픈한 부티크 스타일 라운지 바다. 드렁큰 타이거의 전 멤버 DJ 샤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그는 이곳을 ‘이태원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 소개한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부담 없이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쌓아간다. 나이에 상관없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일렉트로닉 음악을 즐기며 하나 될 수 있는 곳이다. 음악에 특히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데 대중과 마니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선곡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도 주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니 참고할 것. 문의/02-794-8200
SCOUT (한남동)
크래프트 맥주 열풍의 주역인 경리단길 맥파이의 사장 중 한 명이 한강진역 인근에 새롭게 오픈한 곳이다. 맥파이 페일 에일은 물론 미국의 스컬핀 IPA, 칼데라 페일 에일, 스크림쇼 등의 맥주도 맛볼 수 있다. 피자가 주메뉴인 맥파이와 달리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 등 다양한 식사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시끌벅적한 펍보다는 편안하게 식사와 주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에 가깝다. 여름 시즌에 맞춰 칵테일 슬러시를 출시한 것도 주목해볼 만하다. 미리 만든 위스키워터멜론민트와 피나콜라다를 슬러시 기계에 넣어 칵테일 슬러시를 완성한 후 주문이 들어오면 기계에서 뽑아 서빙한다. 특히, 위스키워터멜론민트는 스카우트만의 시그니처 칵테일로 위스키와 수박, 민트향의 조합이 예상치 못한 끝내주는 맛을 선사한다. 문의/02-749-2849
HOPSCOTCH (논현동)
합스카치에 있는 병맥주의 95퍼센트는 벨기에산이다. 요즘 가장 핫한 맥주로 벨기에 맥주가 뜨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벨기에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만들어 전해져왔다는 스토리텔링이 먹힌 셈이다. 합스카치의 ‘합’은 맥주의 원료인 홉을, ‘스카치’는 영국의 스카치위스키를 뜻한다. 맥주도 팔고, 위스키도 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곳의 고객 대부분은 여성이고(70~80퍼센트), 그녀들은 맛있는 크래프트 맥주와 음식 먹기에 열중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오리 기름에 튀긴 감자튀김(9000원)은 이곳의 별미. 논현동 주택가에 있어, 일부러 발품 팔아 찾지 않으면 안 될 이곳이 인기 장소로 등극한 비결은 결국 ‘맛있는 술과 음식’일 것이다. 값비싼 벨기에 트라피스트 맥주(750ml, 4만5000원)부터 저렴한 생맥주(9000원)까지 다양하게 갖췄다. 만석일 확률이 높으므로 예약하는 게 안전하다. 문의/02-511-0145
[박스] 이태원, 경리단길의 약진
낮술을 마시기로 했다. 날도 제법 선선했다. 이런 날이라면 맥주여야 한다. 주인이 직접 담가 만들었다는 수제 맥주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았다. 낮에 수제 맥주 마시기 적당한 곳이라면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까? 적당한 사람들이 적당한 소음을 내며 서서히 일몰 직전의 하루를 마감하는 곳. 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 사이로 나풀거리는 여인네들의 치맛자락이 시선을 잡아끌기도 하는 곳. 적당히 오른 취기를 식히기 위해 밖으로 나가 천천히 걸을 수도 있는 곳. 걸으면서 이곳저곳 둘러보다 허기가 지면 끼니를 때울 곳도 있는 곳. 그렇게 해서 찾아들게 된 낮술의 성지는 결국, 경리단길로 귀결됐다.
아무렇게나 놓인 나무 상자 위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활짝 열어젖힌 문 덕분에 실내와 그 앞길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지고 없었다. 외국인 주인장이 직접 빚어 만들었다는 수제 맥주는 몹시 맛났다. 갓 구워낸 따뜻한 피자 한 조각을 곁들였다. 맥주 한 잔과 피자 한 조각으로 갑자기 오후가 벼락같이 행복해졌다.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서서히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어느새 자리는 다 채워졌다. 사람들은 하나둘 일어났고, 바깥으로 통하는 길가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어둠이 내리자 밝고 환한 빛들이 동네를 감싸기 시작했다. 우리는 거리로 나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깨달은 한 가지 결론. 낮술 마시기에 이보다 완벽한 장소는 없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