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은 현 시대 한국 최고의 공격수다. 2013년 K리그 MVP, 베스트 11, 울산 판타스틱 플레이어 상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자신의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잘라 말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그의 진짜 무대가 펼쳐질 테다.
K리그 MVP이자 월드컵 대표팀 공격수, 울산
INTERVIEWED NOVEMBER 2, 2013 · PHOTOGRAPH BY PARK NAMKYU

준우승 팀에서 MVP가 나오는 건 드문 일이라 내가 MVP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대개 준우승 팀에서 MVP가 나왔던 경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999년 샤샤가 챔피언결정전에서 골을 넣은 '신의 손' 사건 때가 그랬다. 비신사적 플레이로 표심을 얻은 경우다. 실력만으로 준우승 팀에서 MVP가 나온 건 처음이다.
2013년 K리그 3관왕이다. 리그 MVP, 리그 베스트 11, 아디다스 울산 판타스틱 플레이어 상을 받았다. 득점왕은 못 했지만 K리그에서 받을 만한 것은 다 받았다. 그러나 그 덕에 여전히 축구 인생의 절정에 다다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최고의 해를 꼽는다면 당연히 MVP가 된 올해다. 물론 2014년 K리그 우승을 놓친 건 아쉽다.
경고 누적으로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는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에 대해 동료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경기장 안에서 동료들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가장 미안하다.
내가 미치게 경기에 뛰었더라면⋯ 그래도 우승을 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승은 팀이니까.
지금이 내 축구의 전성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세계 무대에서 내 플레이가 인정받는 때다.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프로 무대에 처음 온 순간이다. 아마추어가 프로에서 뛰는 것은 행운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프로에 진출하면서 포지션이 수비에서 공격수로 바뀌었다. 행운인 것은 맞는데 감독이 180도 바뀐 포지션에 적응하는 한순간이 큰 부담이었다. 막연히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그 결정을 한 분이 김호곤 감독이다. 처음에는 감사한 마음과 원망스러운 마음이 동시에 있었다. 그러나 그게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지금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수비에서 공격수로 포지션이 변경된 것은 마치 새로운 운동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축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노력을 했다. 무엇보다 감독님께서 주신 기회와 동료들의 도움이 나를 발전시켰다.
김호곤 감독님은 내 축구 인생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김호곤 감독님은 깊은 정과 의리를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을 끝까지 책임지신다. 우승을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평생 은혜를 갚으며 살아야 할 것 같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내가 꼭 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은 없다.
스스로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마음속으로 되뇐다. 최근 열린 스위스,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도 K리그 팀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었다. 그래서 항상 K리그의 자존심이라 생각하고 진심으로 축구에 임할 수밖에 없다.
내 축구 인생의 진짜 무대는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축구 인생은 진짜 무대를 위한 과정이었다. 월드컵을 위해 최선의 노력과 준비를 해서 진짜 무대를 빛낼 수 있도록 하겠다.
롤모델로 생각하는 선수는 한국 선수들 중 김주영, 이동국 선배님이다. 두 분은 늘 정점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동국 선배님은 골을 향한 강인함, 축구에 대한 강인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점을 배우고 싶다.
이동국 선수는 기대가 워낙 크기 때문에 오히려 저평가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A매치 득점이나 골 기록 경신 등 여전히 최고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축구계에서 더 많은 존경을 받아야 할 선수다.
월드컵에 대한 불안보다 기대가 더 크다. 물론 상대적으로 쉬운 조에 편성되었다는 평가는 선수들에게는 부담이다. 그래도 기대가 앞선다.
내 축구 인생을 그리는 데 인성, 가족, 잠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축구를 하는 이유 또한 이 모두를 위해서다. 요즘은 가족과 보낼 시간 생각이 조금 더 많아졌다.

글 최태형 · 스타일리스트 오지영 · 헤어&메이크업 이가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