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방법 가운데 사진작가 칵페르 코왈스키(Kacper Kowalski)가 택한 것은 단연 직접적이다.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날며 지상을 기록하는 것. 평범한 자연의 모습은 각도를 바꾸어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렇게 새롭다.

Numéro, 2010년 1월
에디터 | 최태형

사진은 기록 예술이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쉼 없이 흘러가는 시간의 한순간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진의 미학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순간, 어느 각도에서 사물을 기록하는가는 사진작가들에게 던져진 숙제이기도 하다.

코왈스키는 하늘을 날며 새로운 앵글을 만들어낸다. 그의 사진에서 풍경은 패턴이 되고 건물이 된다. 높낮이를 잃은 대상은 마치 건물 외벽을 수놓은 물감처럼 아름다운 그림으로 변한다. 매일 보던 하늘과 바다는 전혀 새로운 풍경이 되고, 사진은 그렇게 그림이 된다. 그것은 어쩌면 기록 예술이 항상 동경해온 창조일 테고, 그런 점에서 코왈스키의 사진은 성공적인 ‘작품’이 된 셈이다. 건축을 전공하고 패러글라이딩 대회의 챔피언이 되기도 했던 그의 열정은 이렇게 사진 속에 응축되어 있다.

월드 프레스 어워드 2009에서 수상한 사진으로 영국 런던의 발틱 레스토랑(Baltic Restaurant)에서 첫 전시를 열고 있는 코왈스키와 인터뷰를 나누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새롭게 보이는, 익숙한 듯 낯선 풍경을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특별한 방식으로 사진을 찍도록 영감을 주는 것들은 무엇인가? 그 영감들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인가, 아니면 외부의 영향을 받은 것인가?

나는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면 그것을 잘 발전시켜 완성해나가야 한다. 나의 경우 건축을 전공했다는 점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아트를 전공한 사람과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로 공간과 구조를 주의 깊게 보려고 한다.

사진을 찍을 때나 패러글라이딩을 할 때에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할 것 같다. 이 둘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당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물론이다. 만약 수중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일단 익사하지 않을 만큼 스쿠버다이빙에 능해야 할 것이다. 항공 사진의 경우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하나는 비행기나 헬리콥터에 타서 사진을 찍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처럼 직접 컨트롤하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건 두 번째 방법으로, 사진을 내 의지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엔진이 달린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하는데, 나는 매우 낮게 날며 목표물에 아주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런데 사진을 찍는 것은 그것보다 더 집중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둘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 거의 1년 내내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가하며 훈련한다. 2009년은 꽤 만족스러운 해였는데, 세계 XC 오픈 대회에서 2위를 했다. 엔진 없이 공기 흐름과 풍력만을 이용해서 가능한 한 가장 멀리 패러글라이딩을 해야 하는 경기다.

건축을 전공하다 사진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게다가 패러글라이딩을 하면서 사진을 찍다니….

패러글라이딩은 공부하면서 배우게 됐다. 졸업한 후 한동안 프로젝트 연구에 참여했는데 그때가 내 인생에서 최악의 시기였다. 화창한 날 책상 앞에 앉아서 프로젝트나 완성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늘을 난다는 것은 내가 가장 우선시하는 열정이다. 나머지는 그에 따른 부산물이다.

항공사진만의 매력이 있다. 작가가 말하는 그 매력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나 역시 일상적인 사진을 찍었다. 그러다 내가 비행하는 동안 보는 것과 느끼는 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중에서 사물을 보는 것에 적응했을 때 풍경 속에서 균형이나 추상적 개념을 찾기 시작했다. 가끔은 이 사진들이 자연에서 탄생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감이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아주 어려운 질문인데 공중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면 그저 따라갈 뿐이다. 가끔 나는 뭔가를 어떤 식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사실 그건 거의 현실화되지 않는다. 내 생각의 대부분은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개념이 기대하지 않은 자극에 의해 마치 그 순간을 기다렸던 것처럼 튀어나오는 것 같다.

그럼 당신을 자극하는 다른 작가는 누구인가?

특정 작가의 이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를 놀라게 하는 사진을 찍는 이들을 존경한다. 우리는 벌써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디스커버리(Discovery)>,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사진을 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무엇인가 우리를 놀라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해변에서의 어느 날(A Day on the Beach)’은 당신을 사진전에 입성하게 해준 작품이다. 많은 작품 중 이 작품을 출품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 작품은 한 해변에서 2~3시간 간격으로 동일한 장소를 찍은 8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시리즈다. 1년 전 나는 해변 사진을 한 장 찍었는데 그것으로 2개의 사진전에서 수상했다. 그 후 그것을 전시하는 동안 나는 사람들에게 사진의 전후 상황을 설명해주어야 했다. 그러던 중 그 전후 상황을 시리즈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해변의 하루를 말이다. 다행히 세계 보도 사진전 심사위원들이 이 아이디어를 좋아했다.

이 시리즈를 만들 때 재미있는 일이나 예상하지 못한 발견이 있었을 것 같다. 관찰은 발견을 선물하지 않나?

이 시리즈는 매우 신중히 준비했다. 하루 종일 햇빛이 비치고, 물이 맑고,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다가갈 장소를 찾아낸 후 오전 6시에 공중에서 촬영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나보다 더 먼저 그곳에 와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오전 6시에 벌써 사람들이 해변에 나와 있었다. 사람들이 내 예상보다 훨씬 일찍 일어난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됐다.

당신의 작품에는 특별한 방식으로 구조화된 특정 패턴이나 형태가 있다. 당신이 셔터를 누르는 순간 마음속에 담아둔 생각이나 패턴이 있나?

아마도 그건 내가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방식일 텐데, 사진을 찍을 동안에는 전체 시리즈 안에서 현재의 사진과 다음 사진의 연결성을 염두에 둔다. 난 내 사진들이 일관성을 띠도록 노력한다.

당신은 작년 세계 보도 사진전 등 유명한 사진전에서 여러 번 수상을 했는데, 2010년에는 어느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나?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참가한 이들의 기술을 확인하고 그것이 ‘최신 유행’이라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전문가가 다른 전문가의 작품을 판정하는 기준은 줄곧 창조와 혁신이었다. 중요한 대회에서 거둔 결과는 앞날에 대한 확실한 신호, 즉 사진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대회 다음 날이면 그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수많은 사진이 생겨난다. 그것이 바로 항상 앞서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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