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4년 (추정)
글/최태형 사진/박남규

정밀 기계의 나라 스위스에서 온 작지만 거대한 스피커. 골드문트의 ‘마이크로 메티스 와이어리스’

소리만으로도 몸의 리듬이 변한다. 잡음이 많고 시끄러운 공간에 노출되었을 때와 청명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의 경험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악은 보통 음정과 멜로디를 따라 습관적으로 듣게 돼 음질 자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이어폰이나 스피커는 번들로 제공되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모자랄 게 없이 느껴지기도 하니까. 그러나 일단 정성껏 제작된 스피커로 음악을 듣게 되면 그동안의 음악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주었는지 알 수 있다. 골드문트의 스피커는 그런 경험을 극대화한다. 골드문트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최고급 음향 브랜드다. 보통 샐러리맨의 몇 년 치 연봉에 해당하는 제품들을 생산해왔다. 마이크로 메티스는 골드문트 첫 무선 스피커이자 컴퓨터용 음향 기기다. 골드문트가 기술 혁신을 마치고 가격 경쟁력을 도모하는 제품이기도 하다(물론 골드문트의 입장이다).

마이크로 메티스는 전원 연결과 함께 동봉된 USB 동글을 컴퓨터에 끼우는 것으로 설치를 끝낸다. 설치랄 게 없는 간편한 구조다. 그러나 사운드만은 만만치 않다. 골드문트는 원음 그대로의 소리를 재현한다. 고작 21센티미터의 작은 크기지만 해상력은 보통이 아니다. 해상력은 각 음역대의 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고 명료하게 전달하느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래야 소리에 스트레스가 없다. 비유하자면 마치 잘 깎은 연필이 종이에 닿는 느낌이다. 잘 벼린 가위가 종이를 가르는 것 같기도 하다. 자동차 창문에 붙은 불법 주차 스티커가 말끔히 떨어질 때의 명쾌함이 소리에서 느껴진다. 비전문가로서 느끼는 마이크로 메티스의 사운드다.

좀 더 전문적인 평가를 위해 안테나뮤직의 믹싱 엔지니어인 지승남에게 평가를 부탁했다. 그는 세 가지로 요약해 설명했다. 첫째, 4인치 드라이버와 1인치 트위터에서 나오기 힘든 풍부한 중저음. 대부분 작은 스피커들이 중저음을 증폭시켜 과장된 소리를 들려주는 반면 마이크로 메티스는 자연스럽고 풍부하다는 평가다. 물리적으로 작은 크기를 훌륭한 회로 설계로 극복했다. 둘째, 그래서인지 또렷하고 넓은 음장감이 느껴진다. 눈을 감으면 넓은 음악 홀에 각각의 악기가 연주 중인 것 같다. 셋째, 중고음역대가 듣기 좋고 자극이 없으며 ‘달콤’하게 들린다. 이는 해상도가 매우 좋기 때문이며 현장감을 배가시킨다.

요약하자면 감히 이 사이즈에서 기대하기 힘든 소리다. 물론 이 사이즈에서 예상하지 못한 가격이기도 하다. 가격 900만원. audiogallery.co.kr

[박스] 좋아요
USB 동글을 컴퓨터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무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항공기 설계 기술을 적용해 나사 없이 깔끔한 마감을 자랑한다.
작은 사이즈로 협소한 공간에서도 매우 훌륭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박스] 싫어요
900만원이라는 가격대에는 다양한 대안이 있다.
컴퓨터와 스피커 사이에 장애물이 무선 연결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