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5년 12월
에디터_최태형
슬로건은 브랜드의 가치를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짧은 한두 문장 안에 브랜드의 역사와 철학, 더 나아가 비전을 담은 것이다. 만약 궁금한 시계가 생겼다면 가장 먼저 그 브랜드의 슬로건을 찾아보길 권한다. 그 누구의 설명보다 명쾌하게 시계 제조사가 지향하는 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광고 문구를 통해 철학을 엿봤다.
“You never actually own a Patek Philippe. You merely look after it for the next generation.”
파텍필립 광고에는 항상 부자 혹은 모녀가 등장한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딸에게 노하우와 철학 혹은 사랑을 전하는 장면이 키포인트다. 그러곤 브랜드를 대표할 슬로건 차례다. “당신은 파텍필립을 소유한 것이 아니다. 단지 다음 세대를 위해 맡아두고 있는 것이다.” 파텍필립은 이견이 없이 톱클래스로 평가받는 최고급 시계다. 매년 세계적인 경매에서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시계이기도 하다. 불과 한 달 전 스위스 경매에서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는 약 89억원을 내고 파텍필립 시계를 낙찰받기도 했다. 또한 4대를 이어 내려오며 브랜드의 가치를 지켜온 시계 제조사이기도 하다. 명실공히 대를 이어 최고의 가치를 지닌 시계라 할 수 있다. 그들의 슬로건은 이를 반영한다.
“Breguet, the innovator.”
브레게는 단순하다. “Breguet, the innovator.” 현재 기계식 시계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의 혁신성을 담아낸다. 브레게는 기계식 시계에서 수많은 창조적 기술을 개발한 장본인이다. 기계식 시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최초의 셀프와인딩,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초정밀 기술 트루비용 역시 그의 발명이다. 브레게의 혁신자적 면모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갈 핵심 철학이다.
“Perfection in ilfe.”
피아제는 전통적으로 얇은 기계식 시계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쿼츠가 아닌 기계식 시계의 작고 많은 부품을 얇은 케이스 안에 넣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중에서 알티플라노 모델은 피아제가 만드는 얇은 시계의 정점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를 선보이며 내세운 슬로건은 “Perfection in ilfe”다. 뉴욕, 맨해튼, 파리 등의 도시를 배경으로 얇은 드레스 워치를 선보인다. 성공한 사람들의 완벽한 시계, 완벽한 삶의 표상으로 말이다.
“Rolex way.”
롤렉스는 누구나 아는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모두가 원하는 명품이다. 그만큼 이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확고하다. 바로 “Rolex way”다. 그들은 이걸 명사로 정의한다. 롤렉스만의 방식, 그들만의 시계 제조 노하우와 혁신 등 롤렉스만의 독보적임에 방점을 찍는다. 높은 기술력과 대중의 인정이 만들어낸 강한 자부심이다. 그게 롤렉스다.
“Open a whole new world.”
예거 르쿨트르의 리베르소 시계는 매우 독창적이다. 케이스를 180도 뒤집어 다이얼을 뒤로 숨기거나 뒷면에 있는 새로운 다이얼을 앞으로 꺼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독특한 반전 시계다. 마치 그들의 슬로건 “Open a whole new world”처럼 시계의 새로운 지평을 연 듯하다.
“Someone’s choice.”
인류 역사의 중요한 순간, 중요한 인물의 손목에는 오메가가 있었다.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순간 그 우주인의 팔목엔 오메가 스피드 마스터가 채워져 있었다. 중요한 순간에 중요한 인물과 함께하는 시계. 그래서 오메가의 광고에는 “Someone’s choice”가 쓰여 있다.
“The real watch for real people.”
오리스는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수준의 기계식 시계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슬로건 역시 “The real watch for real people”이다. 일반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진짜 기계식 시계를 만든다는 뜻이다. 110년이 넘는 동안 오너가 직접 운영해온 단단한 시계 제조사 오리스. 오리스는 실리와 기술의 상징이다.
“Don’t crack under pressure.”
태그호이어는 스포츠 시계로 두각을 나타내는 시계 제조사다. 남성적인 스포츠를 대변하는 자동차 레이싱 등에 적합한 크로노그래프 시계로 정평이 나 있다. 태그호이어 광고에는 “Don’t crack under pressure”라는 글귀가 각인되어 있다.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남성다운 도전 정신이 브랜드를 대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