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5년 11월
PHOTOGRAPH BY KIM JUNGHO, 글/최태형
“KBS 예능 프로듀서로 입사했는데 그 화려한 세상에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 연예인들이 내뿜는 ‘끼’는 차마 눈뜨고 대응조차 하기 어려웠다.” 나영석은 스스로에 대해 ‘늘 남들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고 말한다.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방송이라는 영역에서 남들보다 느린 걸음을 옮기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그는 가장 앞에 선 사람이 됐다. 수많은 스타 PD 중에서도 남다른 사람으로 스스로를 만들었다. 그는 마치 프로 스포츠 선수처럼 몸값을 올려 방송국을 옮기는 PD가 됐다. PD의 새로운 롤을 그가 추가한 것이다. 적응도 할 수 없다던 방송국에서 나영석은 스스로를 결국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고는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KBS의 〈1박2일〉이 아니라 나영석의 〈1박2일〉이었음을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을 통해 증명했다. 나영석은 TV 프로그램을 채널이 아니라 PD를 보고 고르게 한 인물이다. 그는 ‘프로듀서의 일이 무엇인지 궁극에까지 가보고 싶다’고 말한다. 우린 그를 통해 느린 걸음으로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음을 알았다. 더해서 이제 프로듀서의 궁극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저 TV를 틀고 나영석을 주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