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음악은 언제나 공존해왔다. 스타일을 노래하고 음악을 입는 이들. 각기 다른 장르의 뮤지션들이 패션을 통해 그들의 음악을 표현했다.

Numéro
에디터 | 최태형 포토그래퍼 | 김태선

공통 질문

1 추구하는 음악은?
2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은?
3 당신의 스타일과 음악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4 무대 위에서 절대 배신하지 않는 나만의 패션 아이템은?
5 음악과 패션을 통틀어 당신이 롤모델로 삼는 아이콘은?
6 이해할 수 없는 패션은?
7 당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쇼의 스타일링은?

[ The Moonshiners ]

펑크의 아이콘이었던 노브레인의 차승우가 작정하고 만든 로큰롤 밴드 ‘더 문샤이너스’. 이들의 음악과 스타일은 시대에 맞춰 완벽하게 복원된, 살아 숨 쉬는 로큰롤이다.

1 특정 장르에 덜미를 잡히긴 싫다. 쉽고 재미있으며, 흥분을 유발하는 사운드라면 뭐든 OK! 2 취향은 유기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며, 그래야 마땅하다. 요즘 나의 스타일은 ‘1970년대 중반 영국의 모즈 리바이벌(mods revival)에서 여러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정도로 말할 수 있다. 3 ‘록’은 애초부터 ‘패션’과 상생해왔다. 엘비스 프레슬리에서 프란츠 퍼디난드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 동안 록의 수많은 하위 개념이 탄생했는데, 각 개념에 정체성을 불어넣는 장치가 곧 스타일이다. 4 좁은 칼라의 스리버튼 슈트와 복사뼈가 드러나는 시가렛 팬츠, 스마트한 복장과 폭력적인 퍼포먼스, 상반되는 두 이미지의 접점을 찾고 있다. 5 역시 여러 스타일에 걸쳐 두루 영향을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더 잼(The Jam) 시절의 폴 웰러나 1970년대 후반의 엘비스 코스텔로 & 어트랙션스(Elvis Costello & The Attractions) 등의 스타일이 맘에 든다. ‘단아하고 날렵한 도시적 감성’이 마구 느껴진다. 6 일단 개량 한복은 그냥 싫다! 맹목적으로 좇아가는 유행은 몰개성적이고 브랜드 모조품은 어리석어 보인다. 7 ‘Monterey Pop 67’, 최초의 록 페스티벌로 기록 영화로도 남아 있다. 1960년대 서구의 청년 문화 자체가 함축되어 있는 듯하다.

[ Jiggy Fellaz ]

최근 〈The Black Album〉을 발매한 지기 펠라즈는 바스코(Vasco)를 중심으로 MC, 타투이스트 등이 모여 결성한 힙합 크루로 힙합의 남성적 매력을 대표한다.

1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은 진실된 음악이다. 보고, 듣고, 읽고, 만져본 것에 대한 느낌을 가사로 쓴다.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2 ‘따끈따끈’한 최신 트렌드 힙합이다. 마치 ‘신상’ 같은 음악! 유행 지난 옷은 입기 싫듯, 재탕하는 음악은 하기 싫다. 3 음악에 맞는 패션이 있다. 스타일 자체가 음악, 패션 등 모든 것에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음악과 패션이 매치되지 않으면 어색하다. 4 최고의 패션 아이템은 ‘문신’과 헤인스(Heins) 민소매 티셔츠다. 미국에서는 굉장히 대중적이고 값도 싼 브랜드의 티셔츠이지만, 유명 힙합 가수들이 가장 즐겨 입는 기본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런 싸구려 티셔츠를 고집하는 이유는 깔끔하고 예쁜 모습보다는 남성적인 강한 인상을 주고 싶기 때문. 5 매 순간 바뀌긴 하지만 짐 존스(Jim Jones)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도 패션에 민감하고 유행을 이끌어가는 뮤지션으로 유명하다. 그가 입는 스타일과 음악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스타일과 음악, 어느 것 하나가 빠져도 ‘간지’가 안 난다. 6 유행을 너무 따라가는 패션은 그냥 싫다. 1990년대 닥터 마틴 구두에 면 바지, 폴로 모자. 요즘은 뱅 헤어에 스키니 진, 하이 톱 운동화를 참을 수 없다. 7 단연 제이지(Jay-Z)의 앙코르(encore) 콘서트 무대가 내가 원하는 무대다. 제이지의 음악과 남다른 패션 감각, 그리고 엄청난 규모의 무대, 그 큰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좌석을 매진시키는 모습.

[ 오지은 ]

프로듀싱에서 유통까지 모두 스스로 해낸 앨범 〈지은〉으로 데뷔해 소녀적이면서도 힘 있는 록 음악을 들려주는 싱어송 라이터.

1 허세 없이 솔직한 음악. 사나운 나도, 귀여운 나도 전부 과장 없이 거울처럼 비추는 음악. 2 페미닌하지만 임팩트 있는 스타일. 하늘하늘한 원피스인데 강한 섹시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든가 하는. 3 결국 내가 하는 음악이 ‘여자아이의 록’이니 소녀와 록의 애티튜드를 동시에 보여주려고 한다. 스타일도 무대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4 잘 만든 보헤미안 원피스. 페미닌하면서도 반항적이다. 그리고 자연산 곱슬머리 또한 나만의 패션 아이템. 5 롤모델이라기보다는 ‘죽인다!’라고 생각하는 음악과 패션의 아이콘은 코트니 러브. 무대에서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자연스럽게 한쪽 가슴을 내보일 수 있는 사람은 그녀뿐. 6 장식이 많이 달린 옷을 입고 왜 멍청해 보이는 안경을 쓰는 걸까. ‘잘 보는 것’만큼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중요한 건 밸런스다. 트레이닝복을 입어도 전체적인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7 음악이 아닌 패션, 퍼포먼스 등 다른 요소가 음악보다 앞서는 것을 경계한다. 그러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2000년 MTV 시상식에서 보여준 스킨 톤 의상과 퍼포먼스라면 용납할 수 있다. 쇼킹한 의상임에도 음악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 완벽하게 무대와 어우러져서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다.

[ 360 Sounds ]

한국 클럽과 파티 신을 넘어 음악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DJ 크루 360 사운드. 신선한 사운드를 찾아내 들려주는 뮤직 큐레이터.

1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음악. 2 나를 앞서지 않을 것, 편하고 실용적일 것. 거추장스럽지 않을 것. 3 음악에서의 스타일은 시대정신과 유행의 반영이다. 펑크나 힙합같이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음악과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에지 링컨의 앨범 커버에 등장하는 헤링본 재킷,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커프스는 그가 너무 포멀하지 않으면서 유머러스하고 그루비한 오르간 플레이어라는 사실과 잘 맞아떨어진다. 우리가 원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설명되는 음악과 스타일이다. 4 트리플 A에 프린트된 부루마불(burumarbul) 티셔츠. 그리고 옆에 쌓여 있는 레코드와 나의 집중력이 최고의 패션 아이템. 5 롤모델은 없고, 우리의 음악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으나, 1967년경의 로베르토 카를로스(Roberto Carlos), 1969년 즈음의 솜 트레스(Som Tres), 1974년경의 이남이 같은 스타일은 정말 멋지다. 6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없지만 오리지널을 카피한 듯한 컨템퍼러리 룩은 왠지 불쌍해 보인다. 7 〈Wattstax〉(1970년대 흑인 음악의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담은 기록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념과 생활 방식, 스타일과 메시지가 얼마나 멋들어지게 표현되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