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4년 10월
글/최태형 사진/박남규

발가락 까딱하지 않고 걷기, 세그웨이

한 걸음 발 뗄 힘조차 없을 때에도 하늘을 나는 것처럼 가볍게.

아스피린이나 지프, 버버리 코트처럼 브랜드가 제품군 전체를 대변하는 이름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전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 혹은 가장 훌륭한 제품이어야만 그런 명예를 얻을 수 있다. 세그웨이 역시 1인용 이동 수단이라는 제품군 전체를 대변하는 이름이 됐다.

세그웨이는 5개의 자이로 센서와 2개의 가속계로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며 탑승자의 미세한 움직임에 반응해 이동한다. 가속을 위한 액셀러레이터나 브레이크는 없다. 그저 탑승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면 된다. 이를 위해 세그웨이는 1초에 100번 이상 탑승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한다. 사람의 뇌보다 더 빈번한 연산이다.

처음 세그웨이를 보고 든 생각은 세그웨이를 타고 다니는 것이 효율적일까 하는 물음이었다. 자동차나 바이크처럼 편히 앉아 이동할 수도 없을 뿐더러 최고 속도라 봐야 시속 20킬로미터….

세그웨이에 첫발을 올리고 초록 LED로 알려주는 OK 사인에 맞춰 나머지 발을 올리고 섰다. 내심 못미더웠는데 능숙하게 두 바퀴로 균형을 잡는 걸 보니 안심이 됐다. 핸들은 조작을 위해서라기보다 손잡이 역할이 더 컸다. 몸의 중심을 이동하는 것만으로 세그웨이는 움직였다. 운전을 배운다기보다 몸에 익힌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우리는 걷기 위해 왼발을 먼저 뗄지 오른발을 먼저 뗄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습관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세그웨이도 이와 비슷하다. 원하는 방향으로 몸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전진도 하고 후진도 하고 멈추기도 한다. 복잡한 조작 없이도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카페의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를 민첩하게 이동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사람이 많은 곳을 지날 때도 친구와 함께 보조를 맞춰 이동할 때도 다른 사람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일주일간 세그웨이를 탄 결과 바이크나 자동차와는 확연히 다른 이동 수단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세그웨이는 일종의 이동 보조 장치다. 보통의 이동 수단이 생활과 이동을 분리하는데 반해 세그웨이는 이동이 필요한 모든 일상생활과 함께한다. 세그웨이를 타고 산책하며 대화하거나,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사가지고 올 수도 있다. 세그웨이를 탄 채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도 지하철 등 또 다른 이동 수단에 오르는 것도 문제없었다. 여기에 더해 라이딩의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세그웨이 높이만큼 키가 커지는 것은 덤이다.

세그웨이2 1155만원 segwaymall.kr

DETAIL
인포키는 마치 자동차의 스마트 키, 계기반, 도난 방지 장치를 섞어놓은 기능을 한다.
컴퓨터 파워선과 똑같은 선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충전 가능하다.

좋아요
● 컴퓨터 파워선과 똑같은 단자로 쉽게 충전이 가능하다. 15분 충전으로 1.6킬로미터 이동이 가능하며 완충 시 38킬로미터까지 이동 가능하다. 완전 방전 상태에서 완충까지는 대략 8시간 정도 걸린다.
● 운동신경이 없는 사람도 10분 안에 운전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움직인다.

싫어요
● 소형차에 맞먹는 가격.
● 서서 이동하기 때문에 시속 15킬로미터의 속도도 꽤 빠르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