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3년
글/최태형 사진/박남규
리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과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 중 더 어려운 건 무엇일까? 소니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해석해 전혀 다른 물건을 만들었다.
디지털카메라의 제품군을 나누는 기준은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센서 크기, 렌즈의 교환 가능 여부, 그리고 내부에 미러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정도의 기준이다. 대체로 이것을 제외하고는 디지털카메라는 촬영된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액정을 포함한 카메라로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LCD는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넘어오며 보인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였다. 카메라 설정과 피사체의 앵글, 촬영된 사진 등을 바로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뷰파인더는 없어도 액정이 없는 디지털카메라는 이제 상상하기 힘들다. 점점 크고 높은 해상도의 LCD를 장착하는 추세기도 하다.
소니가 선보인 카메라는 그동안의 디지털카메라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었다. 언뜻 봐서는 교환용 렌즈 같아 보이는 이 보디가 그 자체로 훌륭한 카메라다. 원기둥 모양의 카메라는 1.0타입의 대형 센서(QX-100 기준)를 내장했고 교환 가능한 배터리를 가지고 있다. 원기둥 옆면에는 줌 버튼과 셔터가 있어 바로 촬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저 감으로 찍어야 하나? 비밀은 스마트폰과의 연결이다.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페어링 시키면 촬영 화면을 스마트폰의 액정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스마트폰과의 장착용 거치대를 이용하면 5인치가 넘지 않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거치할 수 있다. 스마트폰 자체를 보디로 이용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사실 거치하지 않아도 문제없다. 마치 CCTV의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보듯 와이파이가 닿는 거리 안에서는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분리해 사용해도 된다. 왼손에 카메라를 들고 오른손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덕분에 기존의 디지털카메라로는 촬영할 수 없었던 자신의 뒷모습도 쉽게 찍을 수 있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렸다. 공연장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카메라를 쭉 뻗어 액정을 보며 촬영할 수 있다. 물론 줌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조정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다. 전원을 켜면 렌즈는 액정이 없는 카메라 역할을 한다. 본체 옆면의 셔터와 줌 버튼을 이용해 촬영하면 되고 사진은 본체에 삽입한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다. 언뜻 카메라가 아닌 것처럼 보여 ‘몰카’용으로 악용될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물건임에는 틀림없다.
[박스] 좋아요 / 싫어요
좋아요
– 일명 ‘똑딱이’ 카메라의 최고 화질이라 불리던 RX-100과 기능적으로 동일하다. 검증된 성능이라는 뜻이다.
– 조리개 1.8의 밝은 칼짜이즈 렌즈를 가지고 있다.
싫어요
– 안드로이드 버전 문제로 스마트폰과 카메라의 페어링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 사진이 스마트폰에 저장될 때 시간이 걸린다(짧은 시간이지만 스냅 카메라에서는 느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