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éro, 2009년 7월
editor 최태형, 김우정 photographer 김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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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대학〉의 두 배우, 안석환 & 정경호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검열관 안석환과 진지하지만 위트 넘치는 작가 정경호. 화보 촬영을 위해 사적인 시간을 가지는 동안에도 두 사람은 여전히 검열관과 작가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것이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웃음의 대학」이 우리에게 또 다른 「웃음의 대학」과 웃음을 안겨주는 이유일 것이다.

Shall we laugh?

당신을 긴장하게 만든다. 당신을 웃게 만든다.

대학로와 강남에서 동시 공연을 하며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는 연극 「웃음의 대학」. ‘연극열전’의 앵콜작으로 화려한 캐스팅을 필두로 더 강해져 돌아온 작품이다. 「웃음의 대학」이 롱런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배우다. 특별한 무대장치나 다양한 캐릭터가 없이 단 두 명의 배우가 작품이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관객을 극 안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탄탄한 대사 위에 뼈대 있는 웃음이 물론 한 몫 하겠지만, 그 대사를 맛깔나게 던지는 배우야 말로 이 작품의 진정한 힘인 것이다.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탄생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작가와 검열관 콤비를 만났다. 바로 배우 안석환과 정경호이다.

작가와 검열관으로 두 사람이 보여주는 무대가 긴장감이 팽팽하게 돌며 관객을 긴장과 기대 속으로 몰아 넣는다면 화보를 위해 만난 두 사람은 선후배로서 존경과 배려가 엿보였으며, 다소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된 화보 덕에 작가와 검열관 두 사람은 두 캐릭터가 갖고 있는 외면적인 모습 외에도 그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세포 속까지 스며든 검열관이 되다
[ 배우 안석환 ]

대학시절 실험극장과 명동창고 극장을 드나들면서 극장의 쾌쾌한 냄새를 매력적으로 여길 만큼 연기를 사랑한 배우 안석환은 연극 무대에서는 주연을 놓치지 않는 실력파 베테랑 배우이다. 요즘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감초 배우로서 빛을 발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중들에게 얼굴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여전히 연극무대를 놓지 않고 있다. 연극이 그의 연기의 시작이어서 일까, 그에게 연극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연기자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해요. 변화하는 방법은 연극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는 쉽지 않죠. 하지만 연극무대는 더 많은 제약 조건이 있지만 그것을 뒤집고 새로운 캐릭터로 바꾸는 작업에 매력이 있어요. DNA까지도 변화시켜야 무대 위에서 캐릭터 변화를 할 수 있는 게 연극이죠. 연기라는 것은 자신의 세포까지도 인식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연기고 연극무대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안석환에게 「웃음의 대학」 무대는 그의 지난 삶과 닮은 듯하다. 그가 연극을 시작할 당시도 「웃음의 대학」 속의 모습과 비슷했다. 젊은 배우들은 상상할 수 없었던 검열의 시대. 검열을 받던 그가 검열관이 된 기분이 어떨까?

“그 당시 내가 어떻게 살았을까, 용감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캐릭터로서 검열관은 권력의 한 축이겠지만, 인간적인 검열관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장르가 코미디이고 연극 자체가 갖고 있는 인성 자체도 있기 때문에 따뜻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연극이니까 드라마니까 관객들이 보고 갈 때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웃음의 대학」을 꾸준히 공연하며 지금까지 3명의 작가를 만났다. 순간의 예술인 공연이라는 장르에서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르겠지만, 처음의 검열관과 현재의 검열관은 어떻게 진화했는지 배우 안석환의 검열관은 누구인지 궁금했다.

“검열관이 달라진 것은 없어요. 상대 배우가 누구냐에 따라서 달라진 거죠. 작가가 누구였냐에 따라 그 맛이 다 달랐어요. 검열관이 주도하는 씬이 있는가 하면 작가가 주도하는 씬이 있죠. 그런 면에서 캐릭터는 달라지지 않지만 연기의 강도는 달라져요. 예를 들면 아버지는 아버지인데 어떤 아버지이냐의 차이에요. 똑 같은 아버지 일지라도 첫째냐 둘째냐에 따라 다른 느낌의 아버지를 갖게 되듯, 배우도 어떤 배우가 상대 역이냐에 따라 저의 연기 태도도 달랐어요.” 배우 정경호와는 첫 무대였다. 출연 배우가 두 사람이 전부이다 보니 두 배우의 호흡만큼 중요한 게 무엇일까 싶다. 단순히 대사를 주고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간의 마당을 만들어 주는 것, 서로가 원하는 무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능한 두 사람의 무대였다.

“재주가 많은 후배에요. 순발력도 좋고 재미있게 연기를 하기 때문에 좀 더 밝은 무대가 되고 있어요. 많은 이야기와 연습을 통해 서로의 장점을 살려주는 무대를 만들었죠. 정경호는 그것이 가능한 배우에요.”

배우 안석환에게 연극은 친정과 같은 곳이다. 무대에 있을 때 제일 행복하고 또 다른 나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연극이야 말로 자신을 정신적, 정서적, 육체적으로 트레이닝 시키고 잡아둘 수 있는 것이라는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작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 배우 정경호 ]

정경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웃음이다. 늘 웃음을 선사한 배우 정경호가 「웃음의 대학」에서 배우안석환과 콤비를 이루고 있다. 배우 안석환과 호흡을 맞추는 무대는 처음이지만 그의 연극 인생에 있어 안석환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그가 안석환을 처음 본 것은 「남자충동」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다. 「남자충동」으로 안석환은 한국 연극협회 최우수 남자 연기상, 동아 연극상 연기자상, 세계연극제 연극인이 뽑은 인기배우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 그 해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휩쓸며 연극하는 후배들 사이에서 가장 존경 받는 배우가 되었다.

“「남자충동」에서 안석환 선배님의 역할은 모두의 로망이었어요. 저 역시 그 역할에 빠져 틈만 나면 그 역할을 연습했고, 모든 오디션마다 그 역으로 테스트를 받았죠.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도 기회가 왔어요. 「남자충동」의 오디션을 봤고, 제가 그 역을 무대에서 할 수 있었던 거죠. 그만큼 안석환 선배님은 저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TV프로그램, 드라마,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연기를 선보이며, 이제는 배우 정경호의 얼굴을 세상에 알렸다는 생각이 들어 인기를 실감하는지 물었다.

“저 아직도 무명이에요. 제 통장 잔고 보면 아실 거에요.”

그가 출연하는 연극을 보면 작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웃음이 있다는 것이다. 「늘근 도둑이야기」에서 보여준 연기도 그랬으며, 이번 「웃음의 대학」 역시 웃음 코드를 빼놓을 수 없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웃음일까?

“무엇보다 재미있는 작품을 하려고 해요.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이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 무거운 작품을 하다 보면 그 작품의 무게에 눌려 오래 하기가 힘들어져요. 원래 성격이 무조건 밝기만 한 건 아니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웃음과 흥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늘근 도둑이야기」에서 그가 보여준 웃음은 색달랐다. 극 중간에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를 패러디한 장면을 넣은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그 해석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 장면이 공연의 베스트 장면 중 하나로 남았어요. 그런 독특한 해석이 그가 배우로서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웃음의 대학」에서 그는 역시 그만의 해석으로 작가를 탄생시켰다.

“작가다, 검열을 받으러 왔다 라는 두 가지 사실이 저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어요. 사실 두 가지만 생각하면 좀 어두운 면이 부각될 수 있겠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일류 작가다.’, ‘코미디를 쓰는 작가이기 때문에 낙천적인 작가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고, 코미디 작가가 자기 작품이 웃길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과연 웃길 수 있겠냐는 생각을 했어요. 제 해석을 듣고 반론이 있긴 했지만 공연을 보고 이런 작가도 어울린다는 평을 들었어요.”

남다른 작품 해석이 배우 정경호가 가진 장점이라면 그 장점을 통해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기지 않을까 궁금했다.

“대학교 때 연출을 해봤는데 연출은 타고나야 하고 머리가 좋아야 하는 작업이라는 걸 알았어요. 연출은 공부를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고요. 연출보다는 프로듀서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소극장 뮤지컬과 연극을 해보고 싶어요. 작품을 고르고 작가와 연출가와의 작업을 프로듀싱 해보고 싶어요.”

배우 정경호의 웃음코드가 궁금하다면 「웃음의 대학」을 한번쯤 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직접보고 직접 느껴봐야 ‘아, 이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작품을 하려고 해요. 재미있고 즐거운 작품이 오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너무 무거운 작품을 하다 보면 그 작품의 무게에 눌려 오래 하기가 힘들어져요. 원래 성격이 무조건 밝기만 한 건 아니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다 보면 웃음과 흥을 지키는 것이 어려운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연기자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생각해요. 변화하는 방법은 연극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영화나 드라마는 쉽지 않죠. 하지만 연극무대는 더 많은 제약 조건이 있지만 그것을 뒤집고 새로운 캐릭터로 바꾸는 작업에 매력이 있어요. DNA까지도 변화시켜야 무대 위에서 캐릭터 변화를 할 수 있는 게 연극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