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5년 (추정)
좌면: PHOTOGRAPH BY PARK JIHYUK / 글/최태형 — 우면: PHOTOGRAPH BY HONG JANGHYUN / 글/신기주
하정우
하정우는 오랜만에 등장한 ‘불친절한’ 배우다. 그는 첫 발걸음부터 대중이 그를 쉽고 편하게 받아들이게 하지 않았다. 자신의 매력을 손쉽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교묘히 혹은 완전히 피해 갔다. 아버지 김용건의 이름을 숨기고 하정우라는 이름을 단 것부터 시작이었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한 〈용서받지 못한 자〉, 김기덕 감독과 함께 작업한 〈시간〉과 〈숨〉을 통해 배우로 자리 잡았으면서도 정작 그는 익숙지 않았다. 드라마 〈히트〉를 통해 조금 다가왔나 싶더니 〈추격자〉를 통해 결국 매우 불편한 모습으로 모든 대중을 멈춰 세웠다. 어느덧 하정우는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배우가 됐다. 때론 친근하고 때론 거리감이 느껴지는 인물로 그는 분한다. 그러나 확실한 건 그가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영화 자체의 관심도가 높아진다는 거다. 그러나 여전히 그를 어떤 배우라 정의하긴 어렵다. 7년 전 그가 한 말을 떠올리면 그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사람들은 제가 나타났을 때 저를 손쉽게 정의하고 싶어 했어요. 지금도 한 줄 제목으로 저를 말하고 싶어해요. 그러나 전 어떤 한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진 않아요. 고정된 이미지가 있으면 수월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도 하지만 전 이미지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저 배역에 쓱 묻어 들었다가 쓱 나오면 족해요. 그래야 매번 그 인물이 될 수 있죠.” 그의 말처럼 하정우는 하정우보다 그가 연기하는 인물을 궁금하게 하는 배우가 됐다. 덕분에 우리는 하정우를 통해 무수히 많은 인물을 만날 수 있다. 매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하며 말이다.
글/최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