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4년 1월
진행/이현범(Bom Lee) 글/최태형(Taiyo Choi)

현아는 K-POP 선봉에 선 아이돌이다.

지금 가장 뜨겁고 밝게 반짝이는 스타다. 현승과 함께 활동하는 트러블 메이커 활동 덕에 당대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고, 최고의 섹시 스타이기도 하다. 현아는 한시도 잠잠한 날이 없다. 그녀가 가만히 있을 땐 가만히 있는 대로 움직이면 움직이는 대로 온통 인터넷은 시끄럽다. 데뷔 전부터 핫이슈를 몰고 다녔다. 활동하지 않아도 관심의 중심에 섰던 현아였기에 데뷔 후 사람들의 반응도 빨랐다. 포미닛으로 데뷔한 지 100일 만에 1위에 올랐다. ‘Muzik(뮤직)’이라는 곡이었다. 현아는 무대 밖 시끄러운 가십들을 헤치고 무대 위에서 ‘음악’으로 일등을 차지했다.

“묵은 체증이 쭉! 내려간 것 같았어요. 멤버들이랑 매일 해 뜰 때까지 연습하다 집에 가곤 했었는데 딱 100일 만에 1위를 한 거예요. ‘대박’ 아니에요? 대박!?”

뜻밖의 질문에 당황했다. ‘대…대박’ 맞아요. 현아가 눈앞에서 눈을 똥그랗게 마주치고 ‘대박’ 아니냐고 묻는데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대박’이라고 두 번 정도 말했던 것 같다. 촬영 얘기로 말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현아는 반짝이는 세트에서 세트보다 더 반짝이는 옷을 입고 ‘반짝반짝’ 웃었다. 많은 스태프 앞에서 아슬아슬한 옷을 입고도 요령 있게 포즈를 취했다. 둘러선 남자 스태프뿐 아니라 여자 스태프도 입술을 움직여 되뇌었다. 예쁘다…예쁘네….

현아는 예뻤다. 그리고 거침없었다. 비트가 빠른 음악에 앞서 요염한 춤을 추는 현아가 사진 촬영쯤은 힘들어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걱정이 됐다.

섹시한 포즈가 힘들지 않아요? 반응이 부담스럽거나? 그러니까 트러블 메이커 퍼포먼스도 선정적이라는 말도 있고…. 부모님께선 뭐라고 하세요? 질문을 뱉고 아차 싶었다. 현아가 볼 땐 삼촌뻘 되는 아저씨가 ‘엄마한테 안 혼나니?’ 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그런 게 아닌데…. 현아가 대답하기 전에 재빨리 덧붙였다. 괜한 얘기들에 걱정할까 봐 그래요. 좋은 건데. 섹시한 여성 〈에스콰이어〉가 사랑하는 여성이에요. 꼭지 명도 ‘우리가 사랑하는 여성’이니까….

“부담스럽거나 위축되진 않아요. 그냥 신기한 마음이 있었죠. 이 반응은 뭐지? 내가 뭐가 섹시하다는 거지? 무슨 얘기지? 그런 생각이 들긴 했어요. 의아하기도 했지만 조금 지나고 생각해보니까 좋은 거잖아요. 나만 가질 수 있는 달란트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를 볼 때 섹시하다 느끼는 건 쉬운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좋은 달란트를 받은 거죠.”

‘달란트’ 오랜만에 듣는 단어였다. 어려서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으려고 달란트 쿠폰을 힘들게 모았던 기억이 났다. 그래봤자 쿠키 한 조각 정도가 다였는데, 태어날 때부터 ‘섹시 달란트’를 받았다니 좋을 것 같았다. 하긴 좋은 일이지…. 무엇보다 다행이었다. 위축되거나 부담스러워한다면 ‘달란트(현아의 표현을 빌려)’를 못 보게 될 수도 있지 않나 걱정이었는데….

“부모님도 많이 지지해주세요. 열심히 준비했는데 사람들이 몰라봐 줄까 봐 걱정이시죠. ‘너, 사람들이 뭐라고 하면 어떡하니?’ 하고 걱정하는 건 너무 ‘올드’하지 않아요?”

나에게 ‘올드’하다고 말하는 거 같아서 뜨끔했다.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구차해 보일까 봐 참았다. 화제를 돌렸다. 교회를 열심히 다니나 봐요. 뭔가 힘든 일이 있나?

“교회에서 언니들이랑 노는 게 재미있어요. 앨범 활동하느라 얼마 전에 저녁 예배가 있는 교회로 옮겨 다니기 시작했어요. 소속사 차 타고 다니진 않고 언니들이랑 함께 가요. 아! 친언니는 아니고 그냥 교회에서 아는 언니들이요.”

독특했다. 섹시 아이콘은 여자들의 적이 되기 마련인데 하물며 신앙심 깊은 교회 언니들이라니….

“제가 좀 이중적인 면이 있대요. 무대 위에서와 아래에서가 달라요. 아래에서는 제가 좀 철부지 같기도 하고 남자애 같기도 하대요. 그런 다중이의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언니들이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하긴 주변에서도 여자들이 팬심을 전달해달라는 얘기를 했었다. 그건 그렇고, 현아가 혼자 교회에 간다니 어떤 교회인지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못살게 굴지나 않을까? 혼자 다니는 게 걱정스럽진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거 없어요. 소속사에서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데…. 일단 포미닛 팀 자체를 별로 염려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아이돌이라고 하면 그래도 소속사에서 제약하는 게 있지 않아요?

“제약이라기보단 관리죠. 일단 기본적으로 알려진 사람이니까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게 있고요. 작은 행동에도 큰 책임이 따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소속사에서 적절하게 조언해주고 챙겨주는 거죠. 그런 걸 가지고 아직도 ‘소속사에서 우리를 차단하고 있어! 막고 있어!’라고 생각하기에는 제가 일을 좀 오래하지 않았어요?”

현아가 연예계에 몸을 담은 건 벌써 7~8년 전이다. 그동안 어려운 일도 속상한 일도 많았을 텐데 즐기고 이해하는 모습이 괜히 대견했다.

“잘 까먹어요. 속상했을 때가 언제지? 그냥 부모님하고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게 아쉬워요. 난 이렇게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는데 부모님이 아프고 힘들어하시기라도 하면 너무 후회스러울 것 같아요. 그런 거 말고는 잘 기억 안 나요(웃음).”

현아는 씩씩했다. 괜한 걱정에도 세간의 얘기에도 의연했다. 트러블 메이커 파트너인 현승과의 스캔들에 대한 질문에는 “너무 친해서 정분 안 나요.” 하며 까르르 웃어넘겼고 해외 진출 시 영어가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버블 팝 여자다 하며 알아봐 주는 게 좋아요. 아직 해외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준비 열심히 해서 가면 되지 뭣 하러 벌써 걱정해요?” 하며 갸우뚱했다.

현아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위치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지금 전 아이돌이잖아요. 좋아요. 아이돌이라고 하면 ‘음악성이 어떻다’ 하는 색안경은 이제 없어요. 요즘도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그렇다고 해도 제가 고민할 부분은 아닌 거 같아요.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바뀌겠죠. 포미닛 활동을 하는 전 아이돌인 거고 그러다가 10년 뒤에 사람들이 봤을 때는 스타일 수 있는 거죠.”

현아의 눈이 다시 동그랗게 바뀌었다. 사진 촬영 때 벽에 걸린 반짝이는 장식 같았다. 불현듯 현아가 물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걱정하는 질문만 많아요?”

머리가 띵했다. 생각해보니 다 괜한 걱정들이었다. 현아는 즐기고 있는데, 하고 싶은 걸 잘하고 있는데…. 삼촌 팬의 오지랖이라니. 우물쭈물 뭔가 말하려는데 현아가 다시 질문했다.

“SNS 하세요?”

그냥 요즘은 다 별로…. 말도 많고 탈도 많으니까.

“재미없게 사시네요. 인스타그램이 얼마나 재미있는데…. 맞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