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3년 6월
BY JOE PAPPALARDO / 정리 최태형
미국의 영공에는 보이지 않는 트랙들이 교차하고 있다. 군용기들이 공중 급유를 위해 이용하는, 진입 지점과 퇴장 지점이 사전에 계획된 규정 항로들이다. 우리가 들어갈 트랙은 동쪽으로 향하는 16번 트랙이었다.
나는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안에서 조종사인 티모시 설리번 대위의 옆 좌석에 앉았다. ‘흉터(Scar)’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설리번 대위의 폭격기는 미주리 주 중부의 8100미터 상공을 비행하는 중이다. 우리는 시속 730킬로미터로 날면서 연료 탱크를 채워줄 스트래토탱커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6분 후면 급유기가 보일 겁니다.” 헬멧에 달린 헤드폰을 통해 설리번 대위의 말이 들려왔다. 폭격기-스피릿 오브 조지아-의 엔진 소음 때문에 인터컴이 없으면 대화가 불가능했다.
B-2를 타고 비행해본 사람의 수는 우주에 다녀온 사람의 수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지구를 떠나 우주를 여행해본 사람은 530명. 2012년까지 스피릿을 타고 비행해본 사람은 543명. 이 비행기가 착륙하면 내가 544번째가 된다.
스텔스 폭격기의 조종석에는 두 개의 좌석이 옆으로 나란히 놓여 있다. 대시보드의 디지털 그래픽은 노스롭 그루먼이 항공기를 설계했던 1980년대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로 완성된 것이다. 오른쪽 좌석 뒤에는 조악하나마 화장실도 있다(벽이나 가리개도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변기일 뿐이지만). 그리고 그 화장실 바로 옆에는 기밀로 취급되는 커뮤니케이션 서버가 있다. 두 개의 조종석 뒤에는 1.8미터 길이의 평평한 공간이 있어서 조종사들이 잠자는 곳으로 활용할 수 있다(물론, 침대나 침낭은 없다). B-2는 임무에 따라 열 시간 이상의 비행을 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난 어디서든 금방 잠들지만 B-2 조종석에서는 잠을 못 자요.” 설리번 대위가 말했다.
16킬로미터 전방에 나타난 40미터 길이의 스트래토탱커는 하나의 점처럼 보였다. 주 방위군 128 공중 급유대 소속으로 운영되는 스트래토탱커는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 외관이 점점 더 분명하게 보였다.
다음부터는 완벽하게 동선이 짜인 댄스 루틴이었다. 급유가 필요한 항공기는 급유기 후미에서 동체 아래쪽을 향해 곧바로 날아서 들어간다. KC-135에서 조준경이 달린 급유관이 펼쳐진다. B-2가 접근하자 유리창을 통해 KC-135의 거대한 동체가 지나간다. 공중에서 급유한다는 것 자체가 미친 짓처럼 느껴졌다. 다른 항공기의 반경 3.6미터 안으로 접근한다는 것도, 한 자세로 몇 분을 유지한다는 것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상황으로 여겨졌다. 머리칼이 모두 곤두서는 느낌이었다.
설리번 대위는 스피릿 오브 조지아를 스트래토탱커로부터 팔만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까지 접근시켰다. 그 후 공중에서 정지 상태와 다름없는 평온한 자세로 유지하는 동안 나는 아주 사소한 조종 동작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우리 뒤쪽에 있는 KC-135의 창문을 통해서 급유관을 조종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두 대의 항공기가 서로 접근하는 동안, 다행히 기류는 좀 순해졌다. KC-135의 기수에서 휘면서 KC-135의 동체를 감싸고 흐르는 공기의 흐름 속에 들어갈 정도로 B-2가 가까이 접근했다.
B-2의 급유구는 동체 위쪽에 있기 때문에 설리번 대위에게는 급유기의 급유관이 폭격기의 급유구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대위는 급유기의 동체 아랫부분에 있는 방향 지시등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창틀 역시 또 하나의 가늠자다. 설리번 대위는 자신이 보는 위치에서 폭격기와 급유기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일단 연결이 이루어지면, 대시보드 스크린에 ‘잠금’ 신호가 뜨고 수천 갤런의 연료가 급유된다.
B-2는 연료 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9700킬로미터를 항속할 수 있다. 그러나 미주리 주에서 중동까지 가려면 몇 번에 걸쳐서 공중 급유를 해야 한다. 설리번 대위에게 난기류나 악천후 속에서 급유기와
[박스] 전익기의 진화
June 1946
테스트 파일럿 맥스 스탠리, B-2의 먼 조상 격인 XB-35를 조종하다. 이 항공기가 하늘을 날게 되기까지는 전익기가 전투에서 비행하기에 충분할 만큼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 년의 공학적 연구 과정이 필요했다.
November 1981
노스롭 그루먼, 전익 폭격기 연구 계약을 따내다.
February 1982
시험 비행기인 택틱 블루, 비행을 시작하다. 공군은 이 데이터를 이용해 B-2의 외관을 설계했다.
July 1989
B-2, 캘리포니아 상공에서 최초로 비행하다.
April 1997
공군에서 B-2가 재래식 폭탄을 투하할 준비가 되었음을 공식 선언하다.
연결해야 할 땐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그냥 해야죠. 연료가 없으면 비행이 불가능하니까.” 대위는 허세와는 거리가 먼, 현실적 체념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B-2는 현재 최첨단 폭격기로 불리고 있으나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콕핏의 헤드셋을 통해 설리번 대위에게 새로운 폭격기에게 바라는 점이 어떤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항속 거리가 연장되어야겠죠. 급유 횟수를 줄일 수 있도록.”
설리번 대위가 말하는 항속 거리의 연장은 새로운 엔진과 더 가벼운 소재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신형 장치와 소재를 B-2의 구식 뼈대에 결합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군용 항공 산업의 경쟁은 멈춘 적도, 멈출 가능성도 없다. B-2는 지금보다 젊어질 수 없다.
과거의 폭격기와 미래의 폭격기
스텔스 폭격기의 운영에 대해서라면 화이트먼 공군기지(미주리 주) 요원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들은 사실상 장거리 폭격기의 미래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들이다. 장거리 폭격기라는 이슈는 가상의 논제가 아니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는 2017년까지 신형 장거리 폭격기 개발을 위해 60억 달러의 예산을 세웠다. 미국의 신형 스텔스 폭격기 개발 계획도 2025년 완료를 목표로 이미 시작되었다.
연방 정부는 방위 예산 삭감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이 와중에 펜타곤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신형 스텔스 군용기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의아해 보인다. 공군 지휘부에서도 예산의
[연표]
March 1999
두 대의 스피릿 폭격기가 위성 유도 폭탄으로 유고슬라비아를 타격, B-2의 전투 데뷔를 알림.
October 2001
9·11 테러에 대한 첫 대응으로 B-2 비행단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
March 2003
B-2 스텔스 폭격기 비행단, 이라크에서 ‘충격과 공포’ 작전 개시. 1000킬로그램의 폭탄으로 타깃을 정확하게 폭격했으나 사담 후세인을 사살하는 데 실패.
February 2006
공군, 2018년 신형 폭격기를 배치할 계획을 발표.
February 2008
괌에서 B-2기 한 대가 결정적인 결함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속도 센서가 습도 때문에 기능하지 않는 바람에 추락. 기술 부사관 토머스 앤더슨은 “우리에게는 케네디 총격 사건에 맞먹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April 2009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2018년 신형 폭격기 도입 계획 백지화.
March 2011
미주리 주에서 발진한 B-2기 석 대가 하루 저녁 동안 리비아 공군을 전멸시킴.
February 2012
오바마 행정부, 2013년 예산에서 63억 달러를 2025년 완료 목표인 신형 폭격기 개발에 투입할 것을 요구.
January 2013
펜타곤, B-2가 중량 1만4000킬로그램의 폭탄인 GBU-57을 탑재할 수 있음을 시인. GBU-57은 수십 미터 두께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뚫고 들어간 후에 폭발한다.
불확실성이 신형 항공기 개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시인한다. 그러나 공군에서는 계획의 진전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마이클 던리 공군 장관은 올해 초, “장기적인 안목으로 장거리 폭격기 개발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60억 달러라는 예산은 막대한 규모로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틸 그룹 부사장인 리처드 아불라피아 같은 경험 많은 항공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그 정도 예산으로는 폭격기 개발 계획에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해서든 지속적으로 전략적인 필요성과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10여 년에 걸쳐서 12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야 합니다. 500억 달러로는 기초적인 단계까지만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아마 한두 대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점차적인 예산 확보는 고액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첨단 무기 개발 계획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펜타곤이 즐겨 쓰는 전략이다. “연구 개발을 위한 예산 확보를 시작하지만, 너무 서둘러서 나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1년에 10억~20억 달러 정도의 예산을 확보해 전략적인 상황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계획을 진행하는 것입니다”라고 아불라피아는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이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미국은 실제로 전략적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반정부 세력 같이 기술적 역량이 높지 않은 적과의 즉각적인 갈등에 대비하는 대신, 펜타곤은 고도의 하드웨어를 갖춘 민족 국가들에 대응하는 쪽으로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1년에 오바마 행정부는 펜타곤이 아시아에 보다 주의를 기울이는,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정책에 주력해 미국과 동등한 군사력을 갖출 잠재력이 가장 큰 상대인 중국과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적인 변화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2009년에 백지화한 스텔스 폭격기 개발 계획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장거리 폭격기는 중국의 순항 미사일과 탄도 미사일의 사정거리 훨씬 밖에서 출격할 수 있으며,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다면 큰 폭으로 발전된 중국의 레이더와 대공 무기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또한 폭격기는 잠수함이나 기타 함정이 무기를 다시 탑재하기 위해 항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빨리 기지로 돌아와 재탑재할 수 있다. 즉, 장거리 군사 작전에서 훨씬 유용한 수단인 것이다.
중국(그리고 그 외의 여러 나라들)의 대공 무기와 미국 공군 사이의 싸움은 격납고에서 벌어지고 있다. 문외한의 눈으로 보면, B-2의 표면은 검은색이다. 그러나 군 경력의 대부분을 B-2와 함께 화이트
먼 공군기지에서 보낸 필립스 하사의 눈에는 복잡한 패턴이 보인다. 어떤 소재는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반면, 다른 소재들은 동체 표면에서 반사된 레이더파를 선미 쪽으로 흐르도록 유도해 적의 레이더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게 만든다. “새로운 진행 사항이나 기술적 데이터의 변화를 교환하기 위해 팅커 공군 기지(오클라호마에 있는 공군 중점 물류 센터)와 수시로 접촉합니다. 우리가 가진 레이더 무력화 기술을 무력화시키려는 세력이 상존하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한 발 앞서가야 합니다”라고 필립스 하사는 말한다. B-2가 기지에 오래 남아 있을수록 필립스가 적보다 한 발 앞서 있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새로운 폭격기에 대한 ‘대등한 적’ 논리는 많은 비평가들, 특히 군축론자들 사이에서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 정치 센터에서 무기 및 안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윌리엄 하르퉁은 지난 2월, 수많은 신형 폭격기 개발 반대론자들을 대변해 “냉전 시대에나 어울리는 신형 핵폭격기 개발과 같은 계획들을 축소하거나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압도적이고 기습적인 핵미사일 공격의 위험성은 현재로서는 제로에 가까우므로, 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폭격기를 만드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그러나 전략 및 국제 연구 센터의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엘리 제이콥스는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재래전이 확전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12년 CSIS 사이트에 “전세가 기울고 있는 측에서는 제한적인 핵 공격으로 갈등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압박을 느낄 수 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즉각적인 핵 보복 능력의 보유가 이러한 재앙적인 선택을 이끌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형 폭격기 보유를 원하는 미국의 핵심은 핵무기를 투하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기를 운반하는 능력에 있다. 공군은 지난해 개발 계획하고 있는 신형 항공기는 비핵 임무에 먼저 투입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함으로써 위와 같은 우선순위를 분명히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펜타곤은 B-2에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기 전에 핵폭탄을 먼저 탑재했다.
화이트먼 공군기지 주둔 509 폭격 비행단 여단장인 토머스 뷔시에는 20대의 항공기로 구성된 자신의 비행단이 불량 정권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즉 위협하기 위해) 선택된 수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B-2가 많은 사람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침투 방식
B-2 조종사들은 폭격 조준기로 타깃을 조준해 방아쇠를 당기는 방식으로 폭탄을 투하하지 않는다. 버튼과 키 조작으로 폭격 임무를 수행한다. 폭격기가 특정 속도에서 투하 타이밍을 계산하여 자동으로 폭탄 투하실의 문을 개방하고 회전실 발사 장치나 폭탄 현가 장치에
어떻게 움직이는가
차세대 폭격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
특수 부품을 피하라
화이트먼 공군기지의 정비 전문가들은 항공기 부품의 공급 부족에 대해 불만이 많다. 부품의 교체가 필요해 부품을 구하려고 하다 보면 그 부품을 생산하던 소규모 회사가 이미 15년 전에 사라져버린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B-2 군수 담당자의 말이다. “항공기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일회성 부품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B-2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애로점 중의 하나다.”
탱크를 폐기 투하한다고?
스텔스 항공기에 대롱대롱 매달린 일회용 연료 탱크는 너무나 이질적이다. 항공기 외부에 달린 연료 탱크 모양이 레이더에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폭격기 비행이 적의 저항이 없는 상공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파악한 전 공군 장관 마이클 와인은 최근에 일회용 연료 탱크 아이디어를 언급했다. 연료가 바닥나면, 항공기는 빈 연료 탱크를 폐기 투하하고 스텔스 상태를 회복한 후, 귀환 시에만 재급유한다는 것이다.
폭격기는 폭탄만 나르지 않는다
차세대 폭격기에는 지향성 에너지 빔, 첨단 교란 물체, 컴퓨터 바이러스 등 특이한 무기들을 다양하게 탑재하게 될 것이다. 틸 그룹의 항공 분석가인 리처드 아불라피아는 “탁월한 침투 능력과 이상적인 비행 능력의 결합은 사이버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환상적인 자산이다”라고 말한다.
미래 엔진의 내부
적응형 엔진
B-2 조종사 티모시 설리번은 차세대 폭격기의 엔진 효율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프랫&휘트니, GE 같은 주요 엔진 제작사들은 현재 가변 사이클 엔진을 연구 중이다. 앞으로의 폭격기 엔진은 적응성이 더 높아질 것이다. P&W의 첨단 프로그램 디렉터인 지미 리드는 미래의 엔진들이 “비행 중 스스로를 재정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고속으로 비행하기 위해, 엔진은 터보팬에서 아우터 셀 터보제트로 공기를 흘려보내고(초록색 선), 이 과정에서 추력을 얻지만 이는 고속에서만 효율적이다.
최첨단 블레이드
GE는 고압 터빈 날개와 저압 터빈 날개 등 엔진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에 세라믹 매트릭스 합성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엔진이 고열의 공기(주황색 선)를 이용할 수 있으면 더 큰 추력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 컨트롤
방향을 약간만 틀어주면 추력이 오래갈 수 있다. 엔진의 각도를 약간만 틀어주면 회전 각도를 더 예리하게 할 수 있고 성능도 개선시킬 수 있다. 주요 군용기 엔진 제작사들은 현재 항공기 엔진에 비행 제어 컴퓨터를 연결하려고 연구 중이다. 엔진과 컴퓨터를 연결한다면, 배기 노즐의 방향을 파일럿의 명령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더 많은 공기
현재의 터보팬 엔진에는 두 개의 공기 흐름—중심의 기류와 우회 기류—이 흐른다. 공군에서는 제3의 기류(파란색 선)를 내보내는 엔진을 개발 중이다. 이 제3의 기류는 추가적인 추력을 얻기 위해 중심으로 흐르거나 찬 공기로 뜨거운 배기 가스를 희석시켜 열감지 장치가 항공기를 추적하는 것을 방해한다.
서 폭탄을 투하한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B-2는 무유도탄 80기를 탑재하고 목표물로부터 반경 150미터 이내를 타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16기의 합동 직격 폭탄, 폭탄의 진행 방향을 조절해주는 스트레이크와 수직 안전판을 달아 유도 무기로 개조한 폭탄 2000파운드를 탑재할 수 있다. 합동 직격 폭탄이 투하될 때에는 폭발적인 충격을 느낀다. “이 제트기가 폭탄을 밀어내는 걸 느낄 수 있어요”라고 설리번 대위는 말한다.
B-2의 능력은 2011년 3월 어느 날 밤 리비아 야간 폭격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미 공군 글로벌 타격대를 이끌고 있는 제임스 코월스키 중장은 “계획된 48개의 목표물 중에서 45개를 정밀 타격했습니다”라고 말한다. “목표물은 모두가 견고하게 지어진 항공기 엄호물이었습니다. 카다피 자신의 은신처가 견고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실제로 은신처는 그를 보호해주지 못했습니다.”
B-2의 콘솔에는 랩탑 컴퓨터의 키보다 약간 더 큰, PEN이라고 쓰인 버튼이 있다. PEN은 침투(Penetration)를 뜻한다. B-2 파일럿이 이 버튼을 누르면, 돌출되어 있던 안테나를 집어넣고 통신음과 폭격기의 존재 징후를 최소화하며 작전 공역으로 들어간다.
스텔스 군용기는 그럴듯한 모양과 레이더 교란 기능 이상을 의미한다. 스텔스 군용기는 그 자체가 전략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B-2는 양쪽 측면에서는 레이더 감지가 쉽지만 정면에서는 감지하기가 훨씬 어렵다. 따라서 B-2 조종사는 자신에게 유리한 각도를 유지하며 공격할 계획을 세우므로, 비행 경로가 지그재그를 그리게 된다. 설리번 대위는 이것을 스파이크 매니지먼트라 부른다.
여기서 분명해지는 한 가지. 레이더 감지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항공기는 없다. 따라서 적의 방어망이 작동하고 있는 상공에 진입해 있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그러나 B-2는 폭발적인 가속 능력이 없다.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작동되는 엔진을 장착할 것이다. 그중 한 가지는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이고 나머지 하나는 고속 가속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비행 중에 설리번 대위는 B-2가 발사한 레이더파를 지상에 반사시켜 얻어낸 지상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나는 이 기능으로 폭격기가 사실상 정찰기의 임무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대위는 기분이 상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건드려서는 안 될 중요한 이슈를 건드렸던 것이다.
펜타곤의 정책 입안자들은 적 레이더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폭격기는 적지의 상공에서 장시간을 체공하며 영상을 수집하고, 통신을 감청하고, 지상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아군에게 무전을 중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이러한 아이디어를 화이트먼의 공군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설리번 대위에게 미래의 폭격기를 정보 수집에 이용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공군 정책 입안자들에 대해 정중하지만 냉소적인 의구심을 드러냈다. “아무것도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못하는 팔방미인을 원하는 건가요?”
그의 질문은 핵심을 찌르는 것이었다. 펜타곤에서는 아직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월스키는 “그 부분은 아직 기밀입니다. 솔직히 말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스피릿 544, 작전 개시
설리번 대위가 갑자기 인터컴을 통해 질문했다. “조종할 준비가 됐습니까?” 나는 잠시 망설인 후에야 그렇다고 대답했다. 두 번째 B-2 비행 대형이 이루어졌고, 우리는 6.5킬로미터 전방까지 흩어져 있는 구름을 통과하며 마치 비행접시처럼 비행했다. 억세게도 운이 나쁘면, 내가 미국이 보유한 장거리 타격 비행단의 10분의 1을 위험에 빠뜨리고 세계의 군사 지도에 미묘하나마 실질적인 균형의 재편을 부를 수도 있었다. 그러한 사실은 B-2가 메워주고 있는 결정적인 국가 안보의 틈새를 실감하게 해주었고, 이 항공기를 다른 항공기로 대체한다는 것이 매우 위험 부담이 큰 계획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러나 설리번 대위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그 고도에서 내가 저지를 수 있는 어떠한 실수도 자신이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교관으로서도 유능한 조종사다. 공군에서도 손에 꼽히는, B-2 스피릿을 혼자서 조종할 수 있도록 훈련받은 최정예 요원이다.
“자, 이제 이 항공기는 당신 손에 달려 있습니다.” 대위가 조종간을 손에서 놓으며 말했다. 갑자기 땀이 축축히 배어 나오는 왼손으로 스로틀을, 오른손으로 스틱을 잡았다. “반대쪽으로 선회하십시오.” 그는 내가 스피릿 오브 조지아가 선두에 있는 B-2의 후미를 가로질러 가기를 원했다.
나는 머뭇거리며 스틱을 왼쪽으로 밀어서 기체가 수평에서 약간 기울게 했다. “좀 더 공격적으로 해도 됩니다. 그 정도로 이 항공기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설리번 대위가 말했다. 이번에는 스틱을 좀 더 세게 밀자 폭격기가 태연하게 왼쪽으로 나아갔다. 항속 시간을 우선으로 설계된 항공기의 움직임은 느리고 신중했다. 스피릿 오브 조지아는 반응성이 높고 최고 속도는 시속 965킬로미터에 이르지만, 가속이 빠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다른 B-2기들의 후미에서 큰 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회전이 끝나자, 나는 스피릿이 수평을 이루도록 한 상태에서 다른 B-2들을 따라잡기 위해 속도를 높였다. 내 몸의 아드레날린 수치가 치솟았다. 내 손으로 조종하는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는 순간, 그 순간만큼은 진짜였다. B-2가 내 것이었다.
[풀쿼트] 스텔스 군용기는 그럴듯한 모양과 레이더 교란 기능 이상을 의미한다. 스텔스 군용기 자체가 전략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