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3년 11월 (추정)

인켈 → 시마-2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출장에서 돌아오니 곱게 세워두었던 차의 뒤 범퍼가 움푹 찌그러져 있었다. 블랙박스를 달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 사고를 이실직고하는 전화였다. 사건엔 반전이 있었다. 범인은 바로 엄마였다. 아들이 출장간 사이 장롱 깊숙이 잠자고 있던 면허증을 꺼낸 ‘김 여사’님이 사고를 친 것이다. 가해자의 주장은 이랬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단연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데 차가 후진으로 벽에 돌진했다는 것이다. 급발진을 주장했다. 3년간 아무 문제가 없었던 차다. 어쨌든 사건은 급발진 속에서 살아남은 ‘김 여사’를 위로하고 ‘김 여사’ 놀라게 한 못난 차의 주인이 수리비를 대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인켈의 블랙박스인 시마-2만 있었어도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시마-2는 차량 전면 촬영용 카메라 외에 운전자의 발을 촬영하는 두 개의 카메라로 이루어졌다. 급발진 시 운전자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급발진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과속 페달을 잘못 밟아 생긴 것으로 마무리된다. 증거가 없으니 운전자나 자동차 회사 중 한쪽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나처럼 급발진의 억울함을 경험해본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26만9000원(16GB micro SD카드 포함) inkel.co.kr

듀란 → 아쿠아 캠

아쿠아 캠은 한국판 고프로다. 고프로가 열어 놓은 ‘액션 캠’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도전한다. 풀HD 화질로 영상 촬영이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초당 120프레임까지 고속 촬영이 가능하다. 제품은 별도의 하우징 없이 수심 5미터까지 방수가 가능해 다양한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다. 고프로와 마찬가지로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 기기에서 영상을 확인,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고프로가 전문가용 고 스펙을 자랑한다면 듀란의 아쿠아 캠은 실제로 가장 빈번히 사용할 만한 성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5만9000원 duran.co.kr

고프로 → 히어로3+

서핑은 5년 전 하와이에서 배웠다. 동네 친구들 사이에선 눈이 아닌 물에서 보드를 탄 첫 인물이며, 서퍼 친구들 사이에서는 본토에서 배워온 유학파로 통한다. 사실은 그저 출장 코스 중 ‘맛보기’ 서핑이었을 뿐인데…. 서핑 좀 한다는 친구들과 ‘입’을 나란히 할 수 있는 건 순전히 고프로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본 덕이다. 고프로는 ‘액션 캠’이라 부르는 초소형 카메라 시장을 연 선구자다. 담뱃갑만 한 작은 크기에 풀HD보다 네 배 더 큰 초고화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초당 240장의 고속 촬영도 가능하다. 덕분에 어떤 환경에서도 실감나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헬멧이나 서핑보드에 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 자신의 모험을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다면 고프로 만한 게 없다. 기왕이면 상황에 맞는 최적의 화면 비율과 초당 촬영 프레임 수를 자동으로 선택해주는 히어로3+모델이 좋겠다. 그래야 나 같은 간접 경험자가 더욱 실감 나는 구경을 할 수 있으니….
블랙 에디션 59만9000원, 실버 에디션 45만9000원 gop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