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유 없이 궁상맞다고 생각한 오해를 풀고 합리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매력적이고 스타일리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Numéro, 2008년 10월
에디터│최태형 사진 제공│도요타 모터 코리아

세계 유가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가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뉴스는 이제 새롭지도 않다.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치솟은 기름값은 고유가라는 말로는 부족해 ‘초’고유가라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유가가 공군의 비행 훈련 시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니, 자동차를 두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자동차를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을 위해서건 매출을 위해서건 브랜드마다 고유가를 겨냥한 자동차들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카니 전기 자동차니 하는 뜬구름 잡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물론 양산되고 있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Prius)가 1리터에 35km를 갈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3분의 1로 줄여 환경보호에도 앞장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턱없이 비싼 가격을 순순히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차보다 비싼 가격으로 차 값과 유지비를 고려해 계산해보면 혼다 시빅의 경우 6년 6개월이 지나야 본전이고 10년은 타야 연비 절약을 체감할 수 있다. 평균 3년~4년 사이에 차를 바꾸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남 좋은 일일 뿐이다.

정답은 가로 3.6m×세로 1.6m 안에 있다. 하이브리드카, 전기 자동차도 좋지만 아직까지 가장 실질적인 대안은 바로 경차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차 기준이 배기량 800cc에서 1000cc로 유럽의 기준과 같이 변경되면서 선택의 폭도 늘어났다. 다임러사의 스마트 포투 연비는 21.3km/ℓ이며, 디젤 모델의 경우 30km/ℓ에 육박한다. 양산 준비 중인 도요타의 IQ 역시 길이 3m가 안 되는 크기의 경차로 4명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을 확보하고 연비도 30km/ℓ 이상이다. 게다가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km당 100g 이하로 프리우스보다 낮은 수치다. 안전 문제를 걱정한다면 별 4개를 받은 스마트의 충돌 테스트 기록이 걱정을 덜어줄 것이다. 스타일 또한 훌륭해서 경차에 대한 반감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국내에 들어온 경차 외에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얼마든지 경차 기준이 같은 유럽에서 앙증맞은 차를 수입해올 수도 있다.

지난달 열린 파리 모터쇼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바로 소형차였다. 자동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모터쇼 여기저기에서 크기와 영역을 파괴한 새로운 모습의 소형차를 선보였고, 미래형 자동차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콘셉트카 역시 친환경과 소형에 맞추어져 있다. 현재 화두는 ‘경차’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