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밤의 목마름을 해소한 건 록 페스티벌 덕분이었다. 그곳엔 오아시스가 있었기에….
Numéro, 2009년 8월
에디터│최태형 포토그래퍼│고윤지
이 좁은 한국 땅에서 같은 날 서로 다른 두 록 페스티벌이 열렸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기보다 슬픈 일에 가깝다. 록 마니아는 어느 한 곳 온전히 정열을 쏟을 수 없기에 그렇고, 기획자는 희비가 갈릴 것이기에 그렇다. 결과는? 희비가 갈린 것은 맞으나 온전히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리라던 걱정은 기우로 끝났다. 다 오아시스 때문이다.
현존하는 브릿팝(Britpop)의 대표, 상업적으로나 비평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밴드 등 그들을 수식하는 말은 가히 독보적이다. 그들이 한국에 온다는 것만으로, 3년 후에 보자던 약속을 3개월로 앞당긴 것만으로 지산 록 페스티벌의 압승이다. 그리고 기대대로 오아시스는 단연 록 마니아들에게 달콤한 오아시스를 선사했다. 공연 시작 직전 <누메로 코리아>가 그들과 나눈 대화를 전한다.
[Numéro] 벌써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한국과 한국의 팬들은 어떤가?
[Noel] 좋다. 일본하고 가까운데, 일본 관객은 조용한 반면 한국 관객은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좋지 않았다면 왜 또 왔겠는가?
[Andy] 지난 내한 공연에서 우리는 까무러치도록 놀랐다. 관중이 정말 대단하다. 우리 앨범 제목 ‘Dig Out Your Soul’이 적힌 수건을 들고 응원해줬을 때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랜 시간 광적인 팬을 거느리며 사랑받고 있다. 당신들이 생각하기에 그 비결은 무엇인가?
[Noel] 곡에 특정한 메시지를 담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정치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다. 예전 곡들은 거의 젊음에 관한 곡이었고. 사랑 이야기도 내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한 개인만 공감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하기에 노래가 장수하는 것이다.
[Gem] 어려운 질문이다. 진실을 노래하는 것? 정말 모르겠다. 우리는 관중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관중을 항상 진실되게 대한다.
[Andy] 우리가 밴드치고는 오랫동안 활동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항상 라이브 연주와 공연을 보여준 덕분이기도 할 것이다.
멤버 모두 작곡에 참여하고 있다. 애착이 가는 노래나 최근 만들고 있는 노래에 대해 알려달라.
[Noel] 노래를 만들 때 그 순간에 빠져 만든 노래를 좋아한다. 라이브 무대에서 여러 번 연주하면 그 노래가 나와 분리되는 느낌이다. 연주하면 할수록 마치 세상에 날려버리는 느낌. 굳이 이번 앨범에서 뽑자면 ‘Bag It up’이 좋다. 아직 한 번도 라이브 연주를 하지 않았고, 앨범을 위해 처음 만든 곡이다.
[Gem] 내가 만들고 있는 노래는 나도 모른다. 내가 어떤 노래를 만드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Andy] 겜(Gem)이 작업하는 노래는 프리즘 같다. 가사 한 줄 한 줄이 모여 전반적인 그의 음악 세계가 완성된다. 겜은 말장난을 좋아한다. 농담 따먹기를 말하는 게 아니고 이중적인 의미를 띤다는 말이다. 내 생각에 표면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즐기는 파티에 관한 것이지만, 내포한 의미는 자신의 삶과 관련되어 있는 듯하다.
한국에 대한 노래를 만든다면 어떤 가사가 들어갈 것 같나?
[Andy] 시작은 아마 Dig out your ‘Seoul’이 될 것 같다(웃음).
[Gem] 사실 우리는 ‘이런 주제에 대해 음악을 써볼까?’ 하고 작업하지 않는다. 그때그때 받은 느낌을 바탕으로 작업한다.
오아시스의 수많은 히트곡 중 록 페스티벌에서 더욱 빛을 발할 곡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Gem] ‘Live Forever’를 꼽고 싶다. 언제 연주해도 신선하다. 세계 어디에서 연주하든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 것 같다. 이 노래는 정말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시대를 초월해 최고의 뮤지션은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Gem] Andy!(웃음) 중대한 질문이다. 아마도 폴 매카트니일 것이다. 그는 언제나 주변에 있다.
[Andy] 그는 현존했던, 현존하는 뮤지션 중 가장 뛰어난 멜로디를 창조해낸다. 폴 매카트니는 사람들의 재능을 잘 알아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무엇이 그 사람을 뛰어나게 만드는지, 그 재능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까지 잘 알고 있는 뮤지션이다.
그렇다면 좋은 밴드란 어떤 밴드라고 생각하나?
[Gem] 우리는 마치 하나처럼 움직인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다 같이 그곳을 향해 간다.
[Andy] 밴드 멤버들이 앰프 앞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음악을 듣는 것. 이게 좋은 밴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재능이 얼마만큼 뛰어나든 그건 중요치 않다. 가장 중요한 건 멤버들이 같은 것을 좋아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음악적으로 가까워져야 한다.
노엘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는데 체력 관리는 하고 있나? 혹은 여가 생활은 어떻게 보내는가?
[Noel] 고기도 많이 먹고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신다. 운동은 안 한다. 그냥 그 세 가지다(웃음). 여가 생활도 별로 하는 게 없다. 축구 경기를 많이 본다. 나는 취미가 없다. 좋아하는 음악은 일로 항상 하고 있으니 여가 시간에는 하지 않는다.
이번 공연이 끝난 후 계획은?
[Noel] 8월까지 유럽에서 공연이 있고 그 뒤에는 계획이 없다. 아마도 집에서 쉬면서 축구 경기를 보지 않을까? 애를 하나 더 낳아볼 생각도 있고(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