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글/최태형 사진/박남규

무인항공기(이하 무인기)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연신 포털사이트 1면을 장식하고 있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무인기를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른 가능성을 보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북한발 무인기에 따른 위협적 시각이다. 이 두 시각의 온도차는 제법 크며 그에 따른 대책도 마찬가지다.

사실 국내에서도 얼마 전까지 무인기에 대한 긍정적 관심이 높았다. 세계적으로 무인기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 DHL 등이 무인항공기를 통해 제품 배송을 할 것이라는 소식은 국내에서도 이슈였다. 사실 무인기의 잠재력은 단순한 물건의 배송뿐만이 아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나란히 무인기 제조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사와 ‘아센타’사를 인수했다. 이뿐 아니라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의 우주·항공·통신 전문가들의 영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무인기를 통해 인터넷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 인터넷 전파를 쏴 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간산업에 속하는 망을 직접 깔지 않고도 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구리선이나 광케이블을 까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효과적이라는 계산이다. 금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말이다. 무인기 활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지의 산림과 자연 보호를 위해서도, 농업의 생산성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정부의 공식 문서 배송을 드론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중동 지역에서 정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아랍에미리트 총리의 말에 따르면 세계와 기술력을 경쟁하고 무인기 서비스를 실험하기 위한 목표라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목표로 하고 기술을 활용할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무인기를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하고 발전시키겠다는 속뜻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수십 개의 무인기 전문 업체가 각각 독창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전문가용이 아닌 일반인용, 취미용 업체 들마저 무인기 기술을 오픈소스화해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는 것만으로 무인항법장치 및 무인항법 소프트웨어를 누구나 다운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긍정적이었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민간 무인항공기 실용화 기술 개발’이라 이름 붙인 연구 개발사업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공문에는 ‘세계 무인항공기 시장은 2013년 7조원에서 2023년에는 13조원 규모로 연약 6퍼센트씩 급성장, 국내 시장은 향후 15년간 약 1.6조원 예상’이라고 써 있었다. 이보다 앞선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소에서 세계 최초 무인 틸트로터를 만들어 10년간 정부에서 1000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까지 사용 수준의 무인기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갈팡질팡하는 건 규제의 잣대다. 사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무인기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이 마련된 국가는 많지 않다. 무인기 선진국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역시 아직 명확한 규제에 대한 잣대를 마련하지 못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정부나 치안당국을 제외한 기관이나 단체에서 상업적 목적으로 무인기를 활용하는 것은 금지한다고 명시했지만 예외적인 적용을 하고 있다. 보잉의 자회사인 인시튜와 에어론바이런먼트에 공중감시 등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한국의 경우 항공법에 초경량 비행 장치에 대한 법이 있다. 12킬로그램 이하, 배기량 50시시 이하, 길이 7미터 이하의 비행 장치를 초경량 비행 장치로 본다. 초경량 비행 장치는 법률상 150미터 고도 미만에서는 허가 없이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해석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비행기를 날릴 수 있을지에 대한 허가가 달라질 수 있다. 분탕질을 한 건 북한이다. 북한이 내려보낸 무인기 덕에 현재 대한민국의 하늘은 닿을 수 없는 영역이 됐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초경량 비행 장치 불법 비행 예방 홍보문’을 보면 빨간 글씨로 공역 내에선 어떠한 초경량 비행 장치도 미승인 하에 비행 금지라 명시되어 있다. 과장해서(과장이 아닐 수도 있다), 광화문 광장에서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는 것 역시 불법이다. 허가 후에도 수도방위사령부에 통보해야만 한다. 비행기를 날리기 위해선 비행일로부터 근무일로 4일 전(공역은 7일 전) 사용 계획서를 제출하고 사령부에 승인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동시에 수도방위사령부 지휘통제실에 통보를 하면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방공진지, 특정지, 검문소 등에 통보가 가게 된다. 사령부에서 비행 승인이 나면 근무로 3일 전 승인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이 중 군사작전 및 경호작전 등 민감한 사항이 있다면 조정이나 취소된다.

사실 북한의 무인기 전에는 이런 빡빡한 법의 적용은 없었다. 그저 초경량 비행 장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미용 무인기들은 대부분 사전 승인 없이 날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실질적으로 개인이 비행기를 날린다는 것에 대한 제약이 생긴 것이다. 결과적으로 개인이 이끄는 무인기에 대한 연구 등은 큰 제재를 받게 됐다. 공문에 따르면 초경량 비행 장치의 신고, 변경신고 또는 이전신고를 하지 않고 비행한 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승인 없이 비행했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뿐 아니라 민간이 날린 비행기를 보고 군이 출동한다면 그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취미 혹은 개인적인 연구로 무선비행기 혹은 무인기를 만들던 동호회들이 비행 자체를 포기하는 이유다. 30년간 무선조종 비행기를 만든 누군가는 ‘어린애들도 요즘은 그렇게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무인기에 대한 얘기다. 그 대가 치고는 꽤 크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의 최초 여성 국장을 맡아 다양한 무인기의 개발을 이끈 바 있는 레지나 듀간의 말은 우리에게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가 성취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다. 우리는 물론 책임을 가지고 알고 있어야 한다. 기술이 어떻게 개발되어 가는지와 궁극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질문에 모든 답을 다 가지고 있을 수 없다. 기술로 인해 신중한 마음도 든다. 그렇지만 그냥 단순히 눈을 감아버리고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다. 발달하고 있으니까.”

지금, 서울 항공에서 장난감 비행기도 날릴 수 없는 시점에 곱씹어볼 말이다.

[박스] 용어 콜아웃 (p1)

고정익기

항공기 동체에 고정된 날개를 가지고 있는 비행기를 말한다. 빠른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며 장거리 비행도 쉽다. 사진 속 비행기는 모두 고정익기다.

엔진 비행기

2행정 엔진으로 동력을 얻는다. 양력을 얻기 쉬운 구조라 많은 양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주행 시간은 연료에 비례한다.

모터 비행기

모터로 동력을 얻는다. 엔진에 비해 소음이 적고 동체가 가볍지만 오랜시간 비행하긴 힘들다. 배터리가 외부 요인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박스] 무인기를 만들 때 필요한 장비

서보

수신기가 보내는 신호를 직접 받아 움직임을 실행하는 장치다. 날개를 움직이거나 엔진에 연료 공급을 결정하는 장치다.

조종기(송신기)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조종 장치가 필요하다. 조종까지 자동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동항법 장치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엔진 혹은 모터

동력을 얻기 위한 장치다. 연료가 필요한 엔진, 배터리가 필요한 모터 중 선택한다. 북한에서 온 무인기의 경우 엔진 비행기다.

수신기

사람으로 치면 두뇌에 해당한다. 조종기가 보내는 전파를 수신해 서보로 정보를 보내준다. 서보는 명령을 실행한다.

[박스] 자동항법 무인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인기를 혼자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자동항법 장치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01 오토파일럿 장치

오토파일럿 장치는 비행기를 스스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장치다. 기본적으로 비행기의 좌우 밸런스를 잡아주는 자이로 센서, 일정 고도를 유지시켜 줄 기압 센서, 남극과 북극의 위치를 감지해 돌풍 등의 영향으로 기체 방향을 유지시킬 지자기 센서, 지평과 하늘의 수평을 찾아 자세를 유지하는 가속 센서, GPS가 내장되어 있다.

02 소프트웨어

그라운드 스테이션이라 부르는 소프트웨어는 오토파일럿 장치에 비행 명령을 해주는 PC 혹은 아이패드용 장치다. 쉽게 말해 어떻게 비행해야 할지를 지도를 보며 명령할 수 있다. 지도상에 비행 경로를 체크하는 것만으로 무인기를 경로에 따라 움직이게 한다. 모니터만 보고도 비행기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현재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된 프로그램을 검색하는 것만으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kkmulticopter.kr, dji.com 등의 대표적인 사이트를 참고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