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5년 8월
글/최태형
다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이하 〈수퍼스타〉)가 뮤지컬 무대에 재림했다. 〈수퍼스타〉는 잘 알려진 대로 예수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다. 예수와 유다 사이의 갈등과 유다의 배신, 예수 생애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예수의 수난에 관한 내용이다. 막이 오르면 한 남자가 노래를 시작한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유다. 그의 노래가 극장 안을 가득 채운다. 유다는 예수를 배반하고 죽음으로 내몬 희대의 배신자다. 유다는 노래로 예수에 대한 증오와 분노, 애정과 동정을 동시에 표현한다. 유다의 노래는 감정에 따라 부드럽게 혹은 강렬하게 무대를 장악한다. 유다의 노래가 끝나면 황량한 사막이 펼쳐진 무대에 예수가 등장한다. 새하얀 옷을 입은 예수의 등장은 본격적인 〈슈파스타〉의 시작을 알린다. 〈수퍼스타〉는 다분히 종교적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굳이 관심 갖지 않거나 너무 방대해 몰입이 힘든 이야기다. 필연적으로 〈수퍼스타〉는 누군가에게는 너무 익숙하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낯선 이야기를 다룰 수밖에 없다. 〈수퍼스타〉를 보러 가는 길에 든 생각은 왜 ‘이 이야기를 지금 들어야 하는가?’였다. 기독교인이 아닌 내가 예수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하는, 혹은 그다지 궁금할 것 없는 고전을 2시간 넘게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게 〈수퍼스타〉를 대하는 솔직한 첫 심정이었다. 덩달아 그럼에도 이 뮤지컬이 흥행불패의 신화를 쓰고 있는 점이 궁금해졌다. 단순히 종교의 힘이라 하기엔 너무 많은 슈퍼스타가 존재하는 요즘이니까. 막이 오르고 유다의 노래가 끝나자마자 어렴풋하게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수퍼스타〉의 가장 큰 장점은 뮤지컬의 가장 강력한 요소인 음악이다. 무대 밖에서는 몰라도 무대 위에서는 예수의 영향력보다 화끈한 비트와 매끈한 음성의 음악이 더욱 매력적이었다. 〈수퍼스타〉는 〈오페라의 유령〉 〈캐츠〉를 만든 거장 로이스 웨버의 대표작 중 하나다. 로이스 웨버의 음악과 〈아이다〉 〈라이온 킹〉의 가사를 쓴 작사가 팀 라이스의 깊이 있는 가사는 이 뮤지컬을 단순한 예수의 이야기로 만들지 않았다. 음악은 뮤지컬을 끌고 가는 핵심인 동시에 뮤지컬을 종교적 이야기가 아닌 보편적 갈등을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야기로 바꾸었다. 극은 26막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배우들의 노래로 가득 차 있다. 135분이 모두 강력한 비트의 록 음악으로 채워져 있다. 마치 록 뮤지션의 콘서트장에 와 있는 느낌을 받게 한다. 관객들이 고개를 돌려 뮤지컬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를 응시하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게 〈수퍼스타〉의 매력이다. 예수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너무나 익숙해 진부한 사람들에게도 뮤지컬이 흥미를 끄는 요소다. 극은 경건한 상황에서도 경쾌한 비트를 포기하지 않는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상황에서마저 경쾌한 록 비트가 흘러나온다. 뮤지컬 특유의 춤과 음악이 가미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경건함보다 경쾌함이 극에 가득 찬다. 마치 록 스타처럼 로커로 변한 슈퍼스타들이 극을 가득 채운다. 예수도 유다도 모두 극에서 슈퍼 록 스타가 된다.
[박스] 창작 뮤지컬 축제,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국내 유일의 창작 뮤지컬 축제인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이 4회를 맞았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 축제이자 뮤지컬 배우와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창작 예술 축제다. 8월 17일부터 24일까지 충무아트홀 일원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광장에서 개최된다. 창작 뮤지컬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국내 뮤지컬 시장의 흐름과 현황을 집약해서 볼 수 있는 축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