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끝에 남는 건 여행의 증인이 되어준 전리품뿐.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내내 아쉬운 것을 모았다.

Esquire Korea
정리/최태형

여행 끝에 남는 건 여행의 증인이 되어준 전리품뿐.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내내 아쉬운 것을 모았다.

박세진 | 뮤지션, 옥상달빛

친구를 만나러 뉴욕에 다녀왔다. 일정이 빡빡해서 며칠밖에 머무르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알찼다. 가장 좋았던 것은 센트럴파크 안의 동물원!

내 여행의 증인 01 맨해튼의 한 바버 매장에서 30퍼센트 세일을 하고 있었다. “어머, 이건 사야 해!”. 제일 작은 사이즈의 남성용 비데일 자켓을 샀다(여성 사이즈보다 이렇게 입는 게 훨씬 예쁘다). 아, 행복한 기억이다. 02 빈티지 마켓에서 만난 꼭 원했던 사이즈의 숄더백. 가격만 보려 했을 뿐인데 어느새 내 것이 되었다. 나를 향해 미소 짓던 루이비통을 놓고 왔다면 내내 눈에 밟혔을 것.

아쉬움 여행에서 책을 사는 것은 항상 고민된다. 돌아올 때 무거울까 봐. 빈티지 시장에서 만지작거리다 만 요리책과 노먼 록웰(Norman Rockwell)의 그림책이 내내 생각난다.

[박스] BGM

Amy Winehouse – Love Is a Losing Game: 외로운 뉴욕에 딱 어울리는 노래다. 가사는 쓸쓸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와 기타 소리는 따듯했다.

김윤주 | 뮤지션, 옥상달빛

배우 공유의 팬 미팅에 초대받아 일본에 갔다. 우리 단독 공연이 끝나자마자 새벽 비행기를 타고 갔음에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꿈의 공연장이라 불리는 부도칸에서 좋아하는 배우와 함께 노래한다는 설렘 때문이었을까?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내 여행의 증인 01 오모테산도에 놀러 갔다가 폴 스미스 20주년 한정판 가방을 샀다. 가방과 모양이 같은 손수건도 선물받았다. 같은 가방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해 더 기분 좋은 아이템이다. 02 오하시트리오의 공연을 보러 갔다가 운 좋게 백스테이지에서 만나 사인도 받을 수 있었다. 동화 같은 음악!

아쉬움 프랑프랑 매장에 있는 사슴 모양 조명등 앞에서 15분은 넘게 서 있었다. 분해 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고민하다 결국 안 샀다. 한국에 와서 사슴 모양의 조명등을 다 찾아봤는데 같은 건 없었다. 다시 가게 된다면 꼭 사 와야지…. 자꾸 생각이 나서 안 되겠다.

[박스] BGM

ohashiTrio – Bing Bang: 일본에 갈 때마다 이 노래를 들었다. 차분한 곡이나 신 나는 곡이나 동화 속에 온 것 같은 기분을 선물한다. 너무 멋진 뮤지션!

MaHB: TRAVEL

신선혜 | 포토그래퍼
늘 기차와 저가 항공으로 여행을 다녔지만 언젠가 꼭 차를 빌려 나만의 루트로 여행하고 싶었다. 남자 친구와 함께 인터넷과 론리 플래닛을 뒤져 열흘간의 여행을 계획해 실행에 옮겼다. 밀라노에서 자동차를 렌트해 이탈리아 서쪽 해변을 따라 프랑스 남부 지방까지…. 내비게이션과 비상용 지도를 탐독하며 한밤중 도착한 프로방스 어딘가의 마을은 매우 아름다웠다.
내 여행의 증인 아비뇽과 엑상프로방스 사이의 작은 잡화점에서 구입했다. 금이 간 접시에는 온갖 잡동사니를 모아두고 낡은 도마는 초 받침으로 집안 구석에 장식했다.
아쉬움 벼룩시장 구석에서 동네 아저씨들이 팔던 의자들이 지금도 아쉽다. 부피 때문에 가지고 올 수 없는 가구들은 언제나 아쉬운 아이템이다.
BGM 제주소년 – 귤: 지금도 이 노래는 경치 좋은 곳에서, 작은 상점에서 멈추고 서고를 반복했던 열흘간의 자동차 여행이 떠오르게 한다.
▲ 증인 낡은 도마와 접시

조선영 | 제일기획 아트 디렉터
휴가 일정을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가까운 동남아를 선호한다. 그중 단연 최고는 태국의 코팡안이다.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보다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도 사귀고 구석구석 위치한 로컬 음식점을 찾아 정을 붙이다 보면 어느 순간 현지인처럼 동화한다.
내 여행의 증인 01 공항에서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한국의 인스턴트 떡볶이 이후 최고의 인스턴트 음식이다. 눈물이 앞을 가리는 맛이다. 태국의 진짜 맛이 들어있다. 02 풀문 파티에서는 사람들이 형광 물감으로 온몸을 치장한다. 형광 모자, 야광 안경 등도 빠질 수 없는 아이템. 이번 한국 뮤직 페스티벌에서 시도해볼 참이다.
아쉬움 태국에 아이돌 그룹 2PM이 모델인 김 과자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신기했다. 샀어야 하는데 아쉽다.
BGM Black Eyed Peas – I Gotta Feeling: 언제 어디서든 이 곡이 들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낮이고 밤이고 핫한 분위기의 장소에서라면 최고!
▼ 증인 01 태국 3분 요리 ▲ 증인 02 형광 물감

홍민철 | 메이크업 아티스트
광고 촬영을 위해 호주 멜버른에 갔다. 촬영 전날 숙소 주변을 산책하던 길에 하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봤는데 큰 가방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곳곳에 그려진 그래피티의 색감도 참 좋았다. 잠시나마 여행을 온 듯했다.
내 여행의 증인 01 호주의 그래피티가 연상되는 화려하고 시원한 컬러의 셔츠. 특별한 날 기분 전환에 좋다. 02 밀리터리 느낌과 펑키한 느낌이 공존하는 벨트. 깔끔한 룩에 포인트를 주기에도 좋고, 드레스업할 때에도 유용하다. 만족이다! 03 대형 아웃렛에 갔는데 무려 70퍼센트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아쉬움 쇼핑 중 가죽 재킷을 발견했는데 굳이 여름에 겨울옷을 살 필요가 있을까 싶어 내려놓았다. 가죽 재킷은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아 잘 활용했을 텐데 아쉽다.
BGM James Blake – Our Love Comes Back: 스산하면서도 세련된 목소리, 몽환적인 사운드를 촬영 내내 들었다.
▶ 증인 01 빈티지 셔츠 ▲ 증인 02 벨트 ▶ 증인 03 리바이스 청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