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고만한 싸움을 넘어서려면 이제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폰을 벗어나야 한다.
Esquire Korea
글/최태형 사진/정태도
스마트폰이 한국에 소개된 이후 지금까지 애플리케이션은 단연 IT 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2009년 아이폰에서 시작된 앱 싸움이 처음부터 이렇게 당연하고 치열했던 건 아니다. 얼리어답터들이 칭찬해대던 아이폰이었지만 일부를 제외하곤 IT 업계 종사자들도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공룡이 돼버린 인터넷 선두 업체들이 움직이기에 그동안의 작은 화면은 설득력이 부족했다. 인터넷을 점령한 거대 IT 기업에겐 PC 화면도 좁다고 느껴질 때였으니 그럴 법도 하다.
PC보다 더 작은 화면으로의 이동은 퇴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 만질 수 있는 어떤 것을 다루는 제조업이 아닌 무형의 콘텐츠 산업이 가진 태생적 불안은 그랬다. 오히려 포털 사이트가 검색어를 모아 매거진을 만든다거나 인터넷 산업 개척 노하우를 책으로 내는 경우가 더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던 시절이다. 경험해본 작은 화면이 고작 피처폰이었으니 화면 속 불안이 더 클 수밖에…. 그 속에 큰 세상이 있는 줄은 모르고. 탓할 사람을 IT 업계에서 찾을 문제도 아니다. 한국 모바일 시장은 대형 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원천봉쇄한 고인 물이었다. 더 내다보는 게 가능하다 한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요행을 바라고 리소스를 투자하기란 불가능하니까. 처음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받았을 땐 계산기 따위의 단순 기능도 놀라웠다. 기능이 아니라 ‘기능 추가’의 행위가 그랬다. 처음엔 장난 같았다. 방귀 소리를 내는 앱, 목소리를 변조해주는 앱 따위였다. 가볍게 접근했지만 무겁게 빠져들었다. 앱의 맛을 보고 나선 ‘빨리빨리’의 나라다웠다. 길을 내진 못해도 물꼬를 터주면 다들 무섭게 달려들었다. 너도나도 ‘모바일 퍼스트’를 외쳤고 PC 모니터보다 더 작은 화면에 집중했다. 그러던 중 ‘카톡!’ 하고 IT 업계의 판도를 바꾸어놓는 앱이 등장했다. 모바일 앱만을 다루는 신생 벤처다. 결국, 애플리케이션은 작은 화면에서 시작된 의심을 뒤집고 스스로의 파괴력을 증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IT 업계 지형도도 바뀌었다. 아이폰 3gs의 액정 사이즈가 고작 3인치 정도고 해상도는 480×320이니, 손바닥보다 작은 창이 바꾸어놓은 변화는 혁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그러곤 내내 지지고 볶고 있다. 처음에는 좁아서 들어가기 싫다던 모바일 화면에서 이젠 나올 생각을 안 한다. 누가 어떤 앱을 만들면 죄다 좇아가기 바쁘다. 한결같다. 불닭집이 유행할 땐 여기저기 불닭집만 보이던 것과 똑같다. 무대가 인터넷일 뿐 맥락은 다르지 않다. 돈을 벌려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불닭을 좇을 땐 닭강정집을 해야 돈을 벌고, 닭강정집으로 시선이 쏠릴 땐 하우스 생맥주집으로 한 발 먼저 넘어가야 승산이 있다.
지금, 모두 화면 속 앱에 집중할 때 화면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물꼬를 틀 지점이다. 화면 안과 밖을 연결해야 한다. 어떻게 앱을 액티브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껏 경보음이나 울리고 귀찮게 할 생각은 집어치워야 한다. 지금까지 앱이 모바일 화면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시키며 한 방향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앱 밖으로 나온 제품과 앱의 연동이 그것이다. 새로운 시장 접근이 그렇듯 시작은 역시 장난스럽지만 IT 업체의 태생적 콤플렉스를 극복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 곧 ‘빵’ 하고 터지는 앱세서리(앱과 액세서리의 합성어)가 등장할 것이다. 누가 물꼬를 틀지는 모르지만 자명하다. 지루한 모바일 지형을 바꾸고 싶다면 아래 소개할 앱세서리를 참고해라. 새로운 시장이 열릴 때가 됐으니….
[박스] APPCESSORY 01 — LIFESTYLE MANAGER
1 UP by jawbone
손목에 찬 밴드의 센서가 수면, 움직임, 식사 등을 모니터링해 내 생활 패턴과 습관을 ios 기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알려준다. 시각적 그래프, 진동, 사운드 등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나에 대해 아는 것은 중요하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잘못된 습관을 고치고 패턴을 수정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업(up)의 목적이다. 업이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은 이런 식이다. 수면 중 발생하는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 총 수면 시간, 깊은 잠, 잠에서 깬 횟수 등을 파악하는 식이다. 먹은 음식을 스마트폰을 통해 입력하거나 음식 포장의 바코드를 스캔해 식습관을 파악하기도 한다. 음식의 칼로리, 필수 성분 등을 파악해 영양이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도와준다. jawbone.com
2 Nike+Fuelband
매일매일의 활동량을 수집해 칼로리 소모량을 알려주는 제품. 목표를 설정해 게임처럼 달성할 수도 있으며 SNS를 통해 공유도 가능하다. 가장 활동적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움직임을 수집해 그래프로 보여주므로 스스로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고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nike.com
[박스] APPCESSORY 02 — MUSIC PRODUCER
KORG microKEY
스마트폰 및 스마트패드와 연결해 바로 음악을 플레이할 수 있으며 편집도 가능하다. 아이패드의 개러지 밴드를 이용한다면 어디든 음악 작업실이 된다. 달리는 차에서도 카페에서도 스마트패드 속 작은 입력 장치를 화면 밖으로 빼낸 것만으로 손색없는 음악 작업실이다. korg.co.kr
ESQ:TECH
APPCESSORY 03 — ADULT TOY
1 Sphero by Orbotix 스페로는 블루투스와 LED가 내장된 공 형태의 제품이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 앱과 제품을 연결하면 무선으로 조종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면 스페로가 반응한다. 현실과 가상 요소를 혼합하여 새로운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여럿이 공굴리기 시합을 해도 좋고 경주를 해도 좋다. 공놀이도 앱을 만나면 달라진다. gosphero.com
2 bluetooth RC, iHeli-032/L 스마트폰을 단순 입력 장치로 사용하거나 모니터링 장치로 사용한다. 단순하지만 그만큼 몰입도가 높다. 스마트폰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된 RC 자동차, 헬기는 화면을 통해 터치로 조종 가능하다. 조종뿐 아니라 주행 시간을 확인 할 수도 있으며 주행 기록 자체를 통째로 기억시켰다가 자동 조종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smartgadget.co.kr
APPCESSORY 04 — HEALTH GUIDE
1 Withings Smart Body Analyzer 앱과 만나면 체중계도 스마트해진다. 체중을 측정한 후 와이파이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비만도, 체지방률을 기록하는 것은 기본. 위치한 공간의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나의 심박수를 함께 기록한다. 자신만의 문제뿐 아니라 환경적인 문제까지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withings.com
2 A-Scan 휴대용 음주 측정기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본체를 스마트폰 이어폰 단자에 꽂고 센서 부분에 약 2초간 입김을 불어 넣으면 끝난다. 측정된 수치는 스마트폰 화면에 그래프로 표시되고, 날짜별로 기록된다. 자신의 음주 패턴과 주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smardishop.com
3 In Body Dial 특별한 조작 없이 신장만 입력하면 5초 만에 인바디 검사 결과를 앱으로 전송한다. 체중, 체지방률, 근육량, 내장 근육 레벨 까지 자신의 정확한 몸 상태가 스마트폰에 기록되며 스마트폰의 상담 메뉴를 통해 전문가와 일대일 상담이 가능하다. inbody.co.kr
APPCESSORY 05 — BABY SITTER
1 Disney Creativity Studio – Smart Stylus 실제 디즈니 아티스트에게 그림 그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앱을 실행시킨 후 서른 가지 이상의 색깔 팔레트 위에서 원하는 색을 고른다. 디즈니 아티스트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디즈니 캐릭터를 그릴 수 있게 된다. 색칠 공부 놀이가 앱을 만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간단한 스타일러스 펜이 앱을 어떻게 바꾸는지 확인 가능하다. disneybookapps.com/
2 Griffin Crayola DigiTools Ultra Pack 아이패드를 스케치북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럼 그냥 종이에 그리면 안 되는지 반문할 수 있다. 안 된다. 아이패드 위에 그리는 그림은 다르다. 다양한 종류의 스타일러스를 이용해 앱 속 이팩트를 사용할 수 있다. 그뿐 아니다. 3D로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다. 요즘 애들은 그림 그리기도 3D로 한다. crayo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