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Korea, 2015년 11월
글/최태형
불과 1년 반 전만 해도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너한테만 관심사 아니냐?” 하는 질문을 받았다. 영어 다음으로 배워야 할 언어가 외국어가 아닌 컴퓨터 언어라고 주장한 나의 기사 때문이다. 사실 그때만 해도 나 역시 ‘모두 컴퓨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자신 있게 코딩을 시도하라고 말한 건 잘난 체를 하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다(물론 잘난 체하고 싶은 것도 이유였다). 책 몇 권 읽고 나니 웹사이트 좀 만들 수 있게 된 게 신기하기도 하고 꽤나 유용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컴퓨터 언어는 얼마든지 커닝이 가능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손으로 적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소스를 복사, 붙여 넣기 할 수 있으니까. 책 몇 권 집중해서 읽고 컴퓨터 언어의 로직을 이해한다면 한 줄 코딩 없이도 제법 근사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소스를 한 번만 잘 만들어놓으면 사골 국물처럼 계속 우려먹을 수도 있다. ‘오픈 소스’라고 하는 공짜로 공유할 수 있는 소스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으니까.
물론 이 기사를 보고 나서 코딩을 배울 거란 기대는 안 한다. 뒤늦게 무언가를 공부한다는 게 얼마나 귀찮은 일인지 잘 아니까. 그런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자칫하면 “아빤 코딩도 몰라?”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초·중·고 정규 과정에 코딩 수업을 넣기로 했다. 내가 말하고도 이렇게 빨리 진척되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그때가 되면 코딩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될 거다. 대체 왜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 더 나아가 어린아이들까지 코딩을 배워야 하는 걸까?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미 영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코딩을 정규 교육으로 정해놓았으니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 삶의 모든 게 컴퓨터인 시대에 컴퓨터 언어를 배우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는 거다. 컴퓨터에 명령하려면 언어를 알아야 하니까.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논리적인 사고를 위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코딩은 단순히 몇 가지 컴퓨터 언어를 외우는 게 아니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법을 마치 지도처럼 구조화하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논리적 사고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코딩을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사교육을 부채질할 거라는 우려도 많지만 기대가 더 큰 이유다.
어떤가, 이제 코딩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나? 논리적인 사고는 둘째치고 최소한 아들에게 코딩도 모르냐는 핀잔은 듣지 말아야 할 게 아닌가?
[박스] 당신의 코딩을 도와줄 구세주
생활코딩 — opentutorials.org
한국에서 오픈 강의로 가장 분주한 사이트를 찾자면 오픈 튜토리얼스(opentutorials.org)다. 세상의 모든 튜토리얼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만든 운영자 이고잉이 개설한 강의가 생활코딩이다. 마치 생활 영어처럼 꼭 필요한 컴퓨터 언어를 친절하게 설명한다. 한글 사이트라 이해가 쉬운 것도 장점이다. 오픈 튜토리얼스에 접속하면 코딩 외에 실생활에 관한 다양한 강의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만의 튜토리얼을 개설해 강의하는 것도 쉽다. 일종의 집단 지성 사이트다. 코딩 공부를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꼭 들러보길 강권한다. 게다가 핵심 장점을 하나 더하자면 무료다.
코드.org — code.org
오바마 대통령과 빌 게이츠 등 미국의 유명 인사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며 만든 유튜브 동영상이 있었다. 그때 함께 소개한 사이트가 코드.org다. 이미 30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사이트를 방문했다. 교육의 각 과정마다 동영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한국어 자막도 지원한다. 물론 사이트 역시 한글로 볼 수 있다. 단계별로 귀여운 캐릭터가 미션을 전달해 재미있게 교육 과정을 즐길 수 있다. IOS 앱 만들기, 안드로이드 앱 만들기 등 대표 강의를 들어보길 권한다.
코드카데미 — codecademy.com
코드아카데미 역시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사이트다. 백악관과 유튜브 등이 코드아카데미에 강좌를 개설할 정도로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코드아카데미 CEO 심즈는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 위주로 교육하는 데 초첨을 맞춰 사이트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주입식 교육이 아닌 무엇인가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이루어 서로 자극하고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또한 단계를 거듭할수록 배지를 모을 수 있는데 일종의 상품 개념이다. 간단하지만 몰입을 높이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사이트다. 영어로 되어 있지만 핵심을 정확하게 전달해 큰 어려움 없이 코딩을 익힐 수 있다. 역시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