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이자 모델로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이민기가 일본의 유명 음악 프로듀서와 만났다. 프리템포(FreeTEMPO)와 위크엔더스(Weekenders)라는 두 거물급 뮤지션이 이민기를 선택했고, 이민기 또한 자기 목소리를 하나 더 찾았다고 한다. 그저 음악이 좋아서라고 말하지만 완성도에서도, 진지함에서도 그는 준비가 된 듯하다.

Numéro, 2008년 12월
Photographed by Jono 에디터│최태형 스타일리스트│사토 헤어│이혜영 at아베다 메이크업│김지현

[Numéro] 음악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네요. 위크엔더스와 프리템포 등의 뮤지션과 작업한 노래와 ‘My Way’를 록 버전으로 부른 Mkmf(Mnet Km Music Festival)의 오프닝 무대 모두 새로웠어요.

[이민기] 사실 프리템포의 노래는 제가 다 부를 계획은 아니었어요. 그의 지난 앨범에 한국인 보컬로 참여한 시언 씨가 부른 ‘Power of Love’라는 노래에 제 목소리가 피처링됐는데, 그 후 제 목소리를 프리템포가 좋아해서 제가 다시 부르게 됐죠. 위크엔더스에게 곡을 받게 된 것도. ‘Power of Love’를 듣고 제 목소리와 어울릴 만한 곡이 있다고 해서 제가 부르게 된 거예요. 오프닝 무대는 제가 밴드 음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회가 생긴 거죠.

MKMF의 공연 전 영상에서는 14세에 처음 기타를 쳤다고 했어요.

공연을 시작하기 전 영상에 그런 말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그냥 쇼를 위해 연출한 거예요. 그런데 마치 그게 사실인 것처럼 기사화되었더라고요. MKMF가 10주년을 맞았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MKMF 첫 개최 당시 제가 14세였기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거죠. 물론 어려서도 록 음악을 좋아했지만 그 무대를 10년간 준비한 건 아니에요(웃음). 사실 스케줄 때문에 연습도 며칠밖에 못했어요.

공연에서 기타를 치던데 그럼 언제부터 친 거예요? 밴드도 결성했다면서요?

기타를 처음 잡은 건 1년 정도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밴드는 친한 고향 친구들과 함께 결성했고요. 음악을 하려던 친구도 있고 취미로 시작한 친구도 있죠. 음반을 내기 위해 결성한 팀은 아니고요, 첫 무대는 제 일본 팬미팅이었죠. 아직 우리 밴드의 노래가 없어서 신나는 노래들을 카피했어요. 라디오헤드, 델리스파이스, 엘르가든, 뭐 이런 밴드의 노래들로요. 그렇게 자발적으로 만나서 밴드를 하다가 공연을 한 후로 푹 빠지게 됐죠. 앞으로도 쭉 할 거예요.

그럼 오프닝 공연에서 ‘My Way’를 부른 건 누구의 선택이었나요? 섹스 피스톨스의 시드 비셔스가 생각났는데요.

잘 보셨어요. 제안 자체는 PD님께서 먼저 하셨는데 저는 고민을 많이 했죠. 만약 정말 제가 14세부터 미친 듯 음악만 생각하다가 드디어 기회를 만난 경우라면 자신 있게 “I did it my way~”라고 노래 부를 수 있죠. 하지만 그건 아니라서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원곡이 아니라 섹스 피스톨스 시드 비셔스의 펑크 버전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고요. 그래서 공연 때 흔히 말하는 ‘삑사리’가 났네, 네가 뭔데 노래를 부르냐 해도 신경 쓰지 않아요. 시드 비셔스 버전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말 안 하거든요.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요?

절 아는 사람은 “밴드 한다더니 드디어 소원 성취했구나”라고 말하죠. 또 “그냥 댄스 가요나 부르지 왜 그러냐” 하는 사람도 있고요.

연기하는 이민기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지는 않나요? 노래할 때와 연기할 때 다른 이름을 쓰는 건 어떨까요?

신경 쓰지 않아요. 내 마음에 드는 옷을 입었는데 누가 “옷이 뭐 이래?”라고 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요. 그리고 이름 역시 처음부터 ‘이렇게 한 후 음반을 내고 저렇게 한 후 가수를 해야지’라는 계산을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생각 안 해봤어요. 그냥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기회가 와서 공연을 하게 됐고, 프리템포와 위크엔더스와 함께 작업도 하게 된 거죠.

프리템포와는 처음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시언 씨와 프리템포의 소속사 분들과 친해지게 됐는데요, 제가 프리템포를 좋아하는 걸 잘 알고 있었죠. 그러다가 한번은 관계자 분께서 “시언이랑 프리템포랑 작업하는데 너도 한번 같이 해보지 않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목소리를 가이드 녹음해서 보냈는데 프리템포가 OK한 거예요. 저로서는 행운이죠.

노래할 때랑 연기할 때 목소리가 많이 다른 거 같아요.

우선 연기처럼 내내 말을 하는 게 아니고 길어야 3분 남짓 부르는 거라 이렇게 저렇게 제 목소리 중 노래와 어울리는 톤을 찾았어요. 노래를 통해 제 목소리를 하나 더 찾은 거죠. 노래할 때와 연기할 때의 마음가짐도 새로 갖게 되었고요.

이민기와 록 음악, 그리고 대중적이라기보다는 마니악한 프리템포의 음악을 선택했어요. 인디 뮤지션에 원래 관심이 있었나요?

티어라이너요! 저에게 굉장히 많은 자극을 준 사람이에요.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 게 4년 전인데요, 그 계기를 준 뮤지션이죠. 전에 드라마 <태릉선수촌> 출연 당시 음악도 담당했는데, 그때 알게 됐어요. 공허함에서 풍기는 꽉 찬 느낌의 음악에 굉장히 심취했죠.

그래도 MKMF 영상에서 매릴린 맨슨을 좋아한다고 한 건 의외예요. 괴기스러운 퍼포먼스와 이민기… 잘 매치가 안 돼요.

어려서 들었던 노래예요. 지금 꼽으라면 퀸이라든지 콜드 플레이, 트래비스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드림 시어터 같은 경우는 테크닉도 굉장히 화려하고 대단하지만 별 감동은 못 느꼈어요. 그런데 콜드 플레이의 ‘Fix You’ 같은 연주들은 어찌 보면 간단한데 뭉클하더라고요.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앞으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기대해도 좋을까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친구들과 밴드는 계속 할 거고요. 2008년 12월 31일에는 프리템포와 공연도 예정되어 있어요. 영화 촬영이 막바지라 바쁘겠지만 이런저런 기회가 닿은 이상 해보고 싶어요. 앨범을 낼 수도 있고요.

공연도 좋았고, 좋은 프로듀서와의 작업을 통해 발표한 노래도 한 번의 이벤트로 지나치기에는 아쉽더라고요.

이번에 프리템포와 작업하면서 느꼈는데, 건반 소리가 너무 좋은 거예요. 배우고 싶더라고요. 보통은 지금 쳐서 얼마나 잘 칠까를 생각하죠. 그런데 저는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에 대해 생각을 안 하거든요. 간단한 멜로디라도 제 손으로 하고 싶은 것. 이런 작은 욕심이 쌓여서 나중에 더 큰 것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가짐이죠. 제가 다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꾸준히 기회를 만들 것이고, 저도 그럴 의지가 있어요.

골프가 애마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스피드와 드라이브에는 역시 음악이 있어야죠?

오거스타나(Augustana)의 ‘Boston’이라는 노래를 차에서 항상 들어요. 미국에 영화 촬영을 가야 하는데, 제가 건반을 가져가려고 하거든요. 그 이유가 바로 이 노래에 나오는 피아노 소리 때문이에요. 연습해보고 싶어요.

이제 얼마 안 있으면 20대 중반을 넘기는 나이예요.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지금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연애! 저는 연애를 해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진지한 연애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다른 연예인들 보면 쇼 프로에 나가서 얘기하잖아요. 연인과 무슨 일로 싸우고 어떤 갈등이 있었고…. 정말 사랑한 여자랑 헤어지고 난 후 곡도 만들어보고 싶고, 연기할 때 감정 표현에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꼭 이런 걸 위해서 연애를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요. 어쨌든 이제는 연애를 해보고 싶어요.

The very first step to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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