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수습하는 삶이 아마도…

어른이지 않을까?

삶은 모두에게 작든 크든 결정의 순간을 안긴다. 답은 최선을 다해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을 내리면 그뿐이다. 그러나 누구나 그 결정이 일으킬 파장에 비굴해지는 경험을 한다. A라는 답을 놓고도 B가 더 낫지 않을까? C가 더 이득이 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적당히 타협하고 눈감아 내게 유리한 쪽으로 행동하고 싶은 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숨길 수는 없다.

나역시 그렇다. 비겁한 결정 뒤에 숨고 싶지 않다. 어떤 결과든 마주하고 대처해내면 된다. 피하며 요행으로 살기 보단 마주하고 이겨내는 편이 낫다. 당당하게 그 파장을 타고 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이익이다. 그사이 지루한 혹은 치열한 삶이 주어진다면 그 또한 내 몫일뿐이다.

결과에 가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했다면? 저렇게 행동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갈망이다. 시간의 흐름이 당연한 것처럼 지금 마주한 것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 다만 이또한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인정하고 책임지고 나아가는 것뿐.

지인의 인스타그램에서 멋진 글을 봤다. 요약하자면 우린 누구나 공평히 시간에 떠밀려 나이든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한때 요행이 영원할 수 없음을 말한다. 현재에 발붙여 살아온 시간이 평가한다.

그게 결국 지금의 내가 가진 것들, 내가 살아온 날들의 대변자다.

이또한 전부는 아니다.

우린 모두 같은 현재를 살지만 서로의 인생에서 전혀 다른 파트를 달리고 있다. 누군가에겐 긴 동굴 끝 빛을 찾는 순간이고, 누군가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일 수 있다. 그렇기에 남의 삶에 첨언은 무의미하다. 그저 내 삶의 빛을 향해 걸어가고 폭풍 전야의 고요함을 즐기며 폭풍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면 된다.

삶은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세찬 비를 뿌리고 불행하다 생각하는 따사로운 햇살을 선물하기도 하니까. 그저 현재를 살며 하루를 만족스럽게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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